화려한 간판은 없지만,
작은 사무실 안에선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이고
회의 테이블 위에는
새로운 가능성이 매일 자란다.
토론이 즐겁고,
하루 종일 쏟아지는 일마저
이상하게도 버겁지 않다.
나는 지금,
살아 있는 회사의 심장 한가운데 서 있다.
그런데도 불현듯,
전 회사 사람들의 얼굴이 스친다.
밤새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던 사람들.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조용히 젖는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회사가 조금만 더 컸다면—
내가 먼저 그들을 손짓해 불렀을 것이다.
그만큼 소중했고,
지금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은 아직,
여기에서 성장해야 할 시간이다.
이 회사는 작다.
그래서 마음이 더 많이 쓰이고,
사람의 온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아이디어 하나가 떨어지면
모두가 달려들어
하루 만에 모습을 만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뇌와 심장이
쉼 없이 돌아간다.
오늘 밤,
모두가 퇴근하고 난 빈 사무실에서
나 혼자 남아
타자 소리를 듣고 있다.
타타타타…
그 소리가
내 심장 소리와 겹친다.
그래, 나는 이제 알았다.
지금 여기는 시작점이고,
나는 이곳을 집처럼 만들고 싶다.
그러니 기다려줘.
언젠가 이곳이 더 단단해지고,
세상에서 이름을 가진 회사가 되면—
그때는
내가 먼저
그들을 다시 부를 것이다.
우리, 다시 함께하자고.
나 이제 준비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