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면을 보며 반성하는 시간
흑과 빨강을 오가며, 나는 반반의 맛을 보았다.
흑은 어두워서 무서워 보였다. 뭔가 모를 두려움이 가득해 보였는데, 막상 먹어 보니 달콤했다.
빨강은 밝아서 좋아 보였다. 기분 좋은 매콤함이 있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매콤함을 넘어 땀이 줄줄 흐르는 매운맛이었다.
그날 이후로 내게 짜장은 ‘수익의 달콤함’, 짬뽕은 ‘손실의 매운 쓰라림’이 됐다.
그리고 주식시장은, 정말 그 짬짜면 같았다.
7개월 동안 3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내가 지금까지 벌어 본 적 없는 큰돈이었다. 달콤했다. 달콤함이 오래 남을수록 마음은 더 가벼워졌고, 판단은 더 빨라졌다. 그 달콤함에 취해 나는 결국 매도해 버렸고, 다른 곳에 다시 투자를 시도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상황은 뒤집혔다. 벌었던 돈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됐다. 그 순간부터는 맛이 달라졌다. 짬뽕의 매운맛처럼 속이 확 뜨거워지고, 마음은 쓰라렸다.
‘내가 실패했다’는 한 문장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자책이 따라왔고,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나는 큰돈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일까. 자산을 불릴 수는 없는 걸까.
하… 이 흐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현명하게 투자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신세 한탄도 숨기지 않고 털어놨다.
그들이 볼지 안 볼지도 모르면서도, 내 마음을 붙잡을 말이 필요했다.
감사하게도 여러 명이 답을 해 주셨다. 각자 방식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내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태도”를 건네주었다.
그 말은 ‘매매의 정답’이라기보다, 내 불안을 다루는 방법에 가까웠다.
흔들리는 마음이 제일 먼저 손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더 큰 결심이 아니라, 조급함을 멈추는 연습일 수 있다는 것.
처음엔 또다시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왜 나는 이런 시선을 못 가졌을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내게 희망으로 남았다. 내게도 회복의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 지금의 어두움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부하뇌동하지 않고, 일단 내 판단에 믿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할 일 1번이다.
어두운 짜장면의 흑색처럼, 지금이 까맣게만 보일지라도—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잠식하고 슬픔에 잠기게 하더라도—
언젠가는 양파와 면, 춘장의 조화처럼 다시 달콤한 맛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짬뽕의 매운맛은 이미 충분히 보았다.
이제는 짜장의 달콤함을 기다려 보자.
천천히. 아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