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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Crown Jun 03. 2019

디자이너의 파리 편집샵 많이 보기

파리 디자인 리서치, 서점부터 찻집까지

오랜만에 브런치를 적습니다. 그간 저는 '모바일아일랜드'라는 제품을 론칭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고, 론칭 후 제 일이 디자인이라 정의하긴 어려웠던 관계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이후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 속에서 저를 정의해 주는 것은 '디자이너'라는 뿌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찍이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님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경영하는 디자이너'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만, 새삼 이 어휘의 선택이 지금의 배달의 민족을 있게 한 뿌리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도 모바일아일랜드의 팀원이자 여전히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 다시금 많은 분들께 디자인 영감을 나누고자 다시금 글을 써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번 글은 프랑스 파리에서 본 디자인 편집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목차]

1. ARTAZRT 서점

2. EMPREINTES (엉프헝트)

3. MARIAGE FRERES (마리아주 프레르)

4. THE CONRAN SHOP (콘란샵)

5. fleux (플렉스)

6. Merci (메르시)

7. 글을 마치며 - '몰스킨과 Ofr 서점'에 대해


출장의 스타트로 딱 좋았던 장소!

1. ARTAZART 서점

#서점 #프라이탁 #디자인


유럽에서 편집샵을 리서치 할 때, 나만의 키워드 중 하나는 '프라이탁'이다. 대체로 힙한 편집숍에 입점하는 브랜드라 실패가 거의 없다. 이 서점의 매장 구성은 서적의 비중이 높아 편집숍으로 부르기는 어려웠지만, 그 앞의 경치와 너무 뻔하지 않은 굿즈들이 자리한 점에서 매력 있는 매장이었다. (굿즈가 있는 공간은 촬영 금지) 아침 일찍 나와서 산책하고, 강가에 앉아 샌드위치 먹다가 매장이 오픈할 즈음 구경하면 좋을 듯하다.


2. EMPREINTES (엉프헝트)

#공예 #아티스트 #작가성향


파리 공예 예술가 협회에 의해 *2016년 지어진 매장이며, 해당 매장의 공예품들은 모두 프랑스 내의 아틀리에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함. 공예품의 가격대는 20유로부터 2000유로까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공예품은 예술적 가치 외에도 사용성이나 합리성을 고려하는데, 엉프헝트에는 이 기준들을 충족하는 상품들이 많았다. 매장이 주는 편안함도 좋았는데, 오래된 계단과 창문 가득 들어오는 햇살이 주는 클래식한 느낌이 특히 좋았다. 공예 작업을 하신다면, 시간 내서 봐도 좋을 매장이라고 생각.


*매장 정보 참고 : '에어프랑스 블로그' https://m.blog.naver.com/airfrancekr/221234454404


100g의 차, 구매 경험

3. MARIAGE FRERES (마리아주 프레르)

#찻집 #브랜딩 #디자인 #참고


많은 관광객 분들이 기념품으로 차(TEA)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다. 매장 브랜딩과 구매 경험의 디테일이 정말 좋았다. 매장을 가득 채운 검은색 차 보관함과 직원분들의 정장 유니폼, 100g의 차를 담아내기 위한 금속 엔틱 저울과 무게추 그리고 봉투의 무게까지 고려해 정확한 무게를 맞춰주는 디테일이 좋았다. 매장에서 디저트와 차도 판매하는데, 시간이 되면 다음에는 마셔봐야지 생각.


나는 이 스토어의 시그니처인 '마르코폴로'를 샀는데, 꽃향이 참 좋더라. 팝한 형광 패키지의 제품 라인업도 디자인이 매력적이었고, 판매 중인 주전자와 찻잔 등 공예 상품도 눈이 즐겁다. 위치도 좋아서 들려보기를 추천.


*마르코폴로는 이탈리아 사람인데, 왜 파리에서 이 차가 유명한지 그게 또 궁금해졌다.


4. THE CONRAN SHOP (콘란샵)

#제품 #패키지 #브랜딩 #디자인


영국에 기반을 둔 편집샵 브랜드로 규모는 광화문 교보문고 1.5배 정도이다. 영국과 매장 인테리어, 상품 구성의 차이가 거의 없다. 방문 당시 발뮤다 그린펜이 메인 홀에 있었고, 네이티브 유니온의 무선충전기 등이 있어서 파리 편집샵 중에서 트렌디한 전자 제품을 가장 많이 다루는 매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바일아일랜드도 있으면 딱인데) 들리는 소문으로 올해 말, 한국에도 매장이 생긴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콘란샵은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상품 구성과 브랜드 패키지가 모두 좋아서, 선물 사러 들리기도 좋고, 다양한 업종의 디자이너가 여럿 가게 된다면 누구나 본인만의 포인트로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브랜딩, 패키징, 제품 등.


안녕, 고양이!

5. fleux (플렉스)

#1타6피 #고양이 #가구 #인테리어소품


아마도 Merci(메르시)와 함께 편집샵 중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 중에 꼭 한 매장만 들러야 할 시간이 생긴다면, 여기를 추천. 한 거리에 매장이 6개가 있고, 컨셉이 조금씩 다르다. (식물, 유아용품 등) 말죽거리 쪽에 한 족발 브랜드가 그 좁은 골목에 5호점까지 있는 모습을 봤었는데, 문득 오버랩되었다. 아, 매장에 고양이 님이 계신데, 소파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매장에 오래 머물렀다.


디자인 상품 중에서도 중, 고가 상품을 주로 셀렉하고 판매하는 매장이며, 전자 제품부터 가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17년도 방문 때랑 크게 달라지지 않은 구성에 살짝 실망했다. 그래도 가보면 아직 한국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제품들이 꼭 하나씩은 있어서 MD분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6.Merci (메르시)

#브랜딩 #VS #자본주의 #기념품


Merci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팔찌로 유명하다. 예전에 갔을 때, 암석 소금부터 디자인 소형 가전, 문구류까지 볼 게 많은 디자인 편집샵이었는데, 지금은 의류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처음 방문했을 때처럼 영감을 주는 매력은 옅어진 듯하다. 지난번 매장에서 구매한 USB를 다시 사고 싶어서 왔는데, 없어서 아쉬운 마음도 컸다.


상품군이 변화하는 것은 좋으나, 브랜드와 매장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팔리는 상품을 위한 자리를 너무 할애했다는 느낌. 반지하(?)에 있던 Merci 팔찌 매대는 1층으로 올라왔고, 해당 층은 여성 의류 매장으로 변화했으며, 디자인 굿즈와 문구류는 거의 다 빠진 상태로, 다양한 상품을 보고 고르는 재미가 많이 사라졌다.


7. 글을 마치며

#몰스킨 #Ofr.서점

글을 마무리하면서 기억에 남는 두 매장을 더 적어본다. 몰스킨과 Ofr. 서점이다.


이번에 세 개의 몰스킨 매장을 보며, 이제는 식상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똑같은 매장 인테리어와 새로울 것 없는 상품군 때문일까? 세계 어디든지 획일적인 매장 인테리어는 브랜드 통일성을 줄 수는 있겠지만, 굳이 매장에 갈 이유가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최근 한국에 개성 있고, 멋진 브랜드와 그 매장(포인트 오브 뷰, 흑심 등)이 생기면서, 몰스킨 같은 획일적인 인테리어 매장이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몰스킨 매장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Ofr. 서점은 이전에 동생 부탁으로 에코백을 사러 가서 알게 되었다. 서점에서 에코백을 사다 달라는 부탁에 의아했지만, 꽤 많은 분들께서 에코백을 고르고 있던 독특한 매장이었다. 이번에는 우연히 들리게 되었는데, 들리는 소식으로 서울숲 인근에 매장을 오픈했다고 한다. 서울에 생긴 이 매장이 현지처럼 매력적이길 바라본다.


브랜드를 론칭하고, 판매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 모두를 고민하는 요즘. 이번 파리 출장을 통해 느낀 게 하나 있다면, 판매자가 조금 편하자고 하는 행동은 소비자에게 가감 없이 전달된다는 점이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던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돈보다 멋(?)을 챙겨야지 생각해본다. 총총.


한 번쯤 가볼만한 곳들을 골라서 지도로 공유합니다.

아무쪼록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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