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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r 22. 2024

구매한 구두가 달리온 황당한 사연

딩동!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원한 벗 휴대폰에서 나는 소리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울리는 광고성 메시지, 이번에도 그러려니 치부하려 해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바로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딩동! 소리다. 그래서 휴대폰 액정 화면을 슬쩍 흘겨보니 택배 도착 메시지였다


"OOO고객님!

"진심을 다하는 OO 택배입니다. 고객님의 소중한 상품이 도착되었다는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며칠 전 온라인쇼핑으로 구두 한 켤레를 주문했는데 도착을 했다는 알림 문자다. 누구나 그렇듯이 상품이 도착하면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다.


어서 빨리 확인해 보자 


실제 배송되어 온 구두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어보고 이내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사진과는 전혀 맞지 않는 구두였다. 다크 브라운에 유광 밤색으로 주문했는데 블랙에 가까운 색상에 유광은 전혀 없는 구두가 배송되어 온 것이다.


상품이 잘 못 배송 되어 온 건가?


상품코드를 보니 분명히 내가 시킨 구두였다. 단지 색상과 유광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  상품판매처에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저는 다크 브라운에 진밤 유광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를 했는데 실제 배송되어 온 구두는 진밤 유광이 아닌데요?"


사장님은 그럴 리가 없는 투로 반문을 한다. 나는 더 이상 유선으로는 사장님과 논쟁을 해 봐야  별 의미가 없겠다는 판단아래 배송되어 온 구두의 사진을 전송해 드릴 테니 확인해 보시고 전화를 달라는 것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잠시 후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러면서 사장님 대뜸 하시는 말씀 왈.....


고객님!

쇼핑몰에 올라온 구두 사진 


"죄송합니다. 쇼핑몰에 올라온 사진은 옛날 것으로 업로드를 하지 못했네요, 

교환이나 반품을 해드릴까요"


교환이나 반품은 둘째 문제고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보통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올라온 사진을 가장 중요시한다. 그런데 엉뚱한 옛날 사진을 올려놓고 생뚱맞은 상품을 판매를 하다니  그것도 꽤나 이름 있는 구두를, 도저히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장님!


"사진을 실제 판매상품과 동일하게 올리셔야죠, " 그런데 사진을 업로드를 못했다니요"


사장님은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죄송하다는 말에 거기에다 대고 무슨 말을 더 갖다 붙일 수 있을까. 이유를 알았으니 그것으로 사장님과의 구두 논쟁은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것도 좋겠다 싶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구매하고자 한 구두는 현재 생산되지 않는다고 해 교환이나 반품 없이  배송되어 온 구두 그대로 신고 다니는데 그런대로 괜찮기도 해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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