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신
- "아직 해본 적 없니? 열일곱은 데이트하기 이른 나인가?"니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친구랑 영화 보고 밥 먹는 거?" 하고 묻는다. "그래." 시에나는 정말 기쁘다는 듯 웃는다.
"에이, 시시하다."
니나는 실망한다.
그런 게 클래식한 데이트라는 걸까? 시에나는 왜 그런 걸 해보고 싶은 걸까?
"안 시시해.
예를 들면 카페에서 기다리는 거.
기다리는 동안 보려고 가벼운 책 한 권을 갖고 가지만,
내용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자꾸만 문 쪽으로 눈이 가는 거.
누가 들어올 때마다 깜짝 놀라고 실망하는 거.
그 사람이 도착할 때쯤 심장이 먼저 알고 울리기 시작하는 거.
만나면 환하게 웃어주는 거.
별거 아닌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거.
같이 볼 영화 미리 예매해놓는 거.
그리고 어두운 영화관에서 두근거리며 살짝 손잡는 거.
그런 거, 시시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