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봄날이 아쉬운 나에게
짧은 봄 긴 여운
은재롭다
꽃샘추위가 내준 자리에
살포시 내려앉아
여기저기 인사 다니느라 분주한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차가운 공기에 얼굴이 얼어
물살로 녹이는 오리들에게 다가가
따스한 바람 일으키며
편안한 숨 내쉬라 일러주고
둥지 안 아기 새들에게 손짓하며
싹이 올라오는 나뭇가지까지
비행 오라 손짓하느라 정신없는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따스한 햇살 아래로 흐르는
찬 기운 머금은 바람결에
깊은 잠을 깬 나무들이 서서히
가지를 켜고 몸을 바로 세우고
햇살을 향해 가지를 바짝 세우고
줄기로 한껏 바람과 마주 서며
뿌리로 봄을 알리느라 아우성치는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가지마다 매달린 꽃들의 살랑거림이
곧 쏟아질 듯 흐린 하늘이 조마조마
따스한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찰나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줄까
조바심이 생긴다
꽃샘추위가 내준 자리
겨우 비집고 들어온 자리
성큼 다가오는 여름에게
내어줘야 하는 짧고도 짧은 봄
우리의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야 하는
운명을 가진 그의 이름 봄,
그가 남긴 햇살 바람 내음이
매번 그립고 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