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 긴 여운

비 내리는 봄날이 아쉬운 나에게

by 비니의화원


짧은 봄 긴 여운


은재롭다



꽃샘추위가 내준 자리에


살포시 내려앉아


여기저기 인사 다니느라 분주한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차가운 공기에 얼굴이 얼어


물살로 녹이는 오리들에게 다가가


따스한 바람 일으키며


편안한 숨 내쉬라 일러주고



둥지 안 아기 새들에게 손짓하며


싹이 올라오는 나뭇가지까지


비행 오라 손짓하느라 정신없는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따스한 햇살 아래로 흐르는


찬 기운 머금은 바람결에


깊은 잠을 깬 나무들이 서서히


가지를 켜고 몸을 바로 세우고



햇살을 향해 가지를 바짝 세우고


줄기로 한껏 바람과 마주 서며


뿌리로 봄을 알리느라 아우성치는


그의 이름은 봄이란다




가지마다 매달린 꽃들의 살랑거림이


곧 쏟아질 듯 흐린 하늘이 조마조마


따스한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찰나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줄까


조바심이 생긴다



꽃샘추위가 내준 자리


겨우 비집고 들어온 자리


성큼 다가오는 여름에게


내어줘야 하는 짧고도 짧은 봄



우리의 곁에 잠시 머물다 떠나야 하는


운명을 가진 그의 이름 봄,


그가 남긴 햇살 바람 내음이


매번 그립고 또 그립다



제목을 입력해주세요. (31).jpg


매거진의 이전글오늘,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