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에서 전원할머니가 돌보던 고래 고양이가 고양이별로 떠났다고 합니다. 엊그제 사료후원차 할머니댁에 들렀는데, 할머니께서 덤덤한 목소리로 고래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이고, 며칠째 고래가 안보여서 찾아나섰더니 저기 창고 구석에서 인석이 이렇게 엎드려서 움직이지 않더라구." 고래를 처음 만난 것은 9년 전 봄입니다. 당시 녀석은 6~7개월령 정도 되었었는데, 지구에 온 지 10여 년만에 고양이별로 돌아간 셈입니다. 할머니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바깥에 사는 고양이가 10년을 살기도 어려웠을 테지요. 이래저래 고래 고양이는 전원고양이 중에서도 애정이 많이 갔던 고양이입니다. 등의 고래무늬도 특별했지만, 한때 영역에서 쫓겨나 야산을 헤맬 때 제가 녀석을 찾아다니며 사료배달을 하기도 했고, 12마리 전원고양이 이주방사를 할 때도 녀석을 더 오래 보고 싶어서 마지막까지 포획해 TNR을 하고 방사를 했었습니다. 부디 고양이별에서도 씩씩하고 명랑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고래 고양이는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