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이 있어서 아침에 나갔다가 점심무렵에 들어왔는데, 옆옆집 할아버지가 외출에서 돌아온 나를 다급하게 부르는 거였다. "자네 이리 좀 와 봐. 자네한테 보여줄 게 있어!"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옆옆집 할머니와는 몇 년 전 고양이가 텃밭을 파헤친다는 이유로 쥐약을 놓아 몇번 다툼이 있었고, 동물보호법이 적힌 고보협 안내문까지 전달한 적이 있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또 무슨 트집을 잡으려는 건가 노심초사 가슴이 두근두근 불안감이 파도처럼 막 밀려오는 마음으로 나는 줄레줄레 할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저것 좀 봐! 저기!" 할아버지가 가리키는 쪽은 의외로 텃밭이 아니라 개울 쪽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태어난지 한달 정도 됐을법한 아깽이들이 똥꼬발랄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내 자네한테 저거 보여주려고 불렀어. 아침 9시 반인가 이래 나와보니까 고양이가 저렇게 놀고 있더라고. 그래서 아까 갔더니만 집을 비우고 없어서 내 다시 가본 거여. 저거 사진도 찍구 그러라구."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는 고양이에 대해 특별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카메라를 가져와 개울가에서 노는 아깽이들을 여러 컷 찍었다. 모두 여섯마리였다. 고등어, 삼색이, 그리고 노랑이가 넷. 그나저나 이 녀석들의 엄마는 누굴까. 저녁 무렵 카메라 없이 다시 그곳에 가보니 엄마 고양이가 녀석들과 함께 곤히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미고양이는 바로 우리집 단골손님인 '또랑이'였다. 또랑이는 우리집에 밥을 먹으러 오는 세마리(대중소) 노랑이 중 가장 작은 노랑이인데, 도랑을 영역으로 사는 아이라서 내가 혼자 그냥 '또랑이'라고 부르던 녀석이다. 오늘은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 뒤 테라스로 또랑이가 밥을 먹으러 왔기에 내가 캔과 스틱 간식을 잔뜩 내주었다. 아직 어린 초보엄마인데다 도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조금 염려가 되긴 하는데, 아무쪼록 별탈없이 건강하게 이 여름을 견디기 바란다. 그리고 1~2주 지나 아깽이들이 사료 먹을 때 되면 여섯마리 다 데리고 이리로 오렴. 사료 넉넉히 준비해놓을 테니, 밥 걱정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