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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ul 31. 2018

고달픈 인생에서 고양이란...

“가뜩이나 고달픈 인생을 살면서 고양이는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다. 어떤 날엔 그렇게 우울하게 앉아 있지만 말고 내 등이라도 쓰다듬으라며 나를 재촉했고, 어떤 날엔 무슨 걱정이 많아서 그렇게 한숨이냐며, 그럴 거면 어서 캔이나 따보라고 나를 다그쳤다. 의욕 없이 책상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던 날엔 그렇게 의미 없이 밖이나 보지 말고 자기를 보라며 야옹거렸다. 내가 심심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주방의 그릇을 밀어서 깨뜨렸고, 선반의 항아리는 떨어뜨리려고 있는 게 아니냐며 낙하 실험도 멈추지 않았다. 털을 날리고 스프레잉까지 하면서 수시로 내가 고양이 알러지 체질임을 확인시켜 주었고, 자판을 두드리는 내 손을 밀쳐내고 자판 위에서 몸소 탭댄스를 선보임으로써 나의 희미해져가는 창작의욕을 고취시켰다. 결정적으로 한번은 생이 슬퍼 우는 아내의 손등을 물어 강제로 울음을 그치게 만들었다(대신 비명을 질렀고).” -『당신에게 고양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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