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이키와 미닉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근대 건축의 거장 루이스 설리반이 남긴 말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겉모습을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능을 가장 잘 수행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마케팅의 영역에서 이 명제는 조금 다르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디자인은 기능을 증명한다." 보이지 않는 기능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끄집어낼 때, 소비자는 비로소 그 제품의 가치를 확신하게 되니까요. 여기, 그 공식을 완벽하게 증명한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나이키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Tinker Hatfield)는 파리의 **'폼피두 센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건물의 내장에 숨어 있어야 할 배관과 골조가 적나라하게 밖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죠.
그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신발의 쿠션(Air)도 숨기지 말고 밖으로 보여주자."
그렇게 중창에 구멍을 뚫고 에어백을 노출시킨 **'나이키 에어맥스(Air Max)'**가 탄생했습니다. 보이지 않던 기술(Function)을 디자인(Design)으로 시각화한 순간, 소비자는 비로소 그 성능을 '눈'으로 믿게 되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음식물처리기 **'미닉스'**에서 저는 에어맥스와 같은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닉스의 디자인을 보고 "예쁘다, 미니멀하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케터의 눈으로 볼 때, 이 디자인은 철저하게 **'기능의 시각화'**입니다. 미닉스의 핵심 경쟁력은 좁은 주방 어디에도 둘 수 있는 **'작은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공간에 단 한 뼘만 내어주세요."
이 카피와 함께 보이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이것은 "설치가 필요 없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라는 기능을 가장 직관적인 형태로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나이키가 '공기(Air)'를 디자인으로 보여줬듯, 미닉스는 '공간(Space)'을 디자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예쁜 껍데기가 아닙니다. 기능(Function)이 곧 디자인(Design)이 되는 완벽한 매치. 이것이 바로 미닉스가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결정적인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