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료실에 세 자매가 함께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먼저 진료를 받았던 분은 큰언니였습니다.
몇 달 전부터 다리가 묵직하고 저녁마다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이 있어 검사를 받았고, 정맥 순환 문제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수술 이후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방문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동생들이 같이 왔어요.”
옆에 있던 두 사람이 웃으며 인사를 했습니다.
“언니가 검사받았다고 하니까… 저희도 괜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막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저도 다리가 좀 묵직하긴 했거든요.”
둘째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도요. 오래 서 있으면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이 있어요.”
세 사람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혈관은 크게 튀어나오지 않았지만
저녁이 되면 다리가 피곤하고 묵직해지는 느낌이 반복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자매 모두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정맥 초음파 검사를 진행해 보면
다리 정맥 안에서 혈액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는 조금 흥미로웠습니다.
큰언니는 이미 정맥 역류가 비교적 분명하게 보이는 상태였고
둘째와 막내는 아직 겉으로 보이는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일부 정맥에서 초기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검사 설명을 들은 세 자매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엄마도 다리가 안 좋으셨거든요.”
이 말은 진료실에서 꽤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다리 정맥 문제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지만
가족 안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집에서는
어머니가 먼저 치료를 받고
딸이 뒤이어 검사를 받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자매끼리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세 자매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큰언니가 먼저 증상을 느끼고 검사를 받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동생들이 자신의 다리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것입니다.
검사가 끝난 뒤 막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니 덕분에 미리 알게 된 것 같아요.”
이 말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몸의 변화는 종종
주변 사람의 경험을 통해 더 빨리 알아차리게 되기도 합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먼저 겪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작은 신호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이렇게 말합니다.
다리의 변화는 생각보다 조용히 시작되기도 하고
가끔은 가족 안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기도 한다고 말입니다.
세 자매가 함께 진료실에 들어왔던 그날도
그런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