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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Apr 17. 2024

바람 1

냉랭한 공기를 가르며, 아이가 방에 들어가는데

방문이 '쾅!'하고 닫힌다.



아이가 서둘러 문을 열면서

억울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한 거 아니야, 바람이야!"



차가운 아이의 말 끝에

말의 온기가 느껴져

엄마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가 머문다.



엄마도 그것이 진짜 바람이기를 바라본다.



엄마가 아이를 오해하지 않고,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바라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세상 속에서

단단한 마음으로

잘 헤쳐나가며 살아가는

아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다 자신이 힘들 때,

깊은 호흡으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아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엄마 역시

단단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려주고,

힘든 아이에게 쉼되어 있는

부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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