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말하듯 쓰기

by 쌍꺼풀 오이씨

정말 정말 되는게 없는 시간이다.

몇년째인지 모르겠다. 누구는 나의 출생부터 지금까지라고 하고, 누구는 내가 아주 조금 잘 나갔을 때 이후부터 이니 십수년이라고 하고. 어찌됐든 짧지 않은 시간이다.

중간에 아주 큰 선물. 나의 아이들.

조금 전 아이들이 2살무렵 낮잠자고 막 일어났을 때 영상을 봤다. 천사 그 자체. 눈물이 왈칵 났다.

' 나는 이 천사들을 지켜줄 돈도, 능력도 아무것도 없네.'

아이들에게 아빠로 서 있기만 해도 된다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서 있는단 말인가?


이럴 때면 버텨야 한다. 라는 상투적인 말 밖에 못해주는 지인들은 그 말을 하고 스스로 더 미안해 한다. 그 말외엔 해 줄게 없다면서. 그러면 나는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다. 긴 사막에서 이슬방울 만난냥.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그냥 아무이유 없이 사그라든 사람들을 떠 올렸다. 어른들의 전쟁에 죽어간 아기들. 그냥 저냥 역사책에 몇만이 죽었다. 몇십만이 죽었다. 라면 숫자로만 표시한 사람들. 희귀병에 걸렸다거나, 몸쓸 짓을 당했다거나,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괴롭고 억울한일을 당한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인데, 왜 이럴까? 왜?

이런 존재론적(식자층으로 보이면 안되는데) 질문을 하다보면, 종교의 영역에서 답을 찾으려하고, 그러면 기독교 신자(정확히는 목사)인 나는 원죄로 슬금슬금 발을 옮긴다. 예전에는 당연한듯 원죄로 달려갔지만, 어느 때 부터는 원죄를 지었다는 하와와 아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잘못을 해서 천국과도 같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서 우리가 이런 엉망진창에서 살고 있게 되었다. 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원인을 그들에게 돌리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 사람들이 모든 혼돈의 원인이라면 그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욕을 먹어야 하나? 이 우주가 끝나도 안 끝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신이 있나? 라는 허다한 사람들이 했던 질문으로 가곤한다. 가곤 한다라고 말한 것은 갈 때도 있고, 안 갈때도 있어서 이다.

그 때 그 때 다르다. 기준은 없다. 기준을 찾기 위해 갔다, 말았다 하고 있다.


지금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다.는 말 조차 가볍다. 그래서 신이 있었으며 좋겠다. 아니 있어야 한다. 아니 있다. 그래야 이 지랄같은 고통을 끝낼 수 있을테니.


신이시여. 제발. 고통에서 건져주소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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