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들이 세상을 지배한다
재미도 좋고 호기심이어도 좋다. 꼭 투자를 위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다양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정도로 읽는다면 족하다. 오래된 책이다. 한데, 아직도 절판이 아니다. 여전히 유효하다는 말일 수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음모론은 언제나 존재하니.
음모론을 투자에 적용한 것은 새로운 발상이다. 저자는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본질을 전달하는 참으로 많은 방법 중에 ‘이야기’ 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고 믿는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학이나 재테크 등을 인문학이나 소설처럼 대중과 친근한 장르와 결합하면 더 쉽게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울트라버블’의 시점을 예측하고 소설처럼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투자 원칙과 대응법을 설명했다.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음모론에서 말하는 그놈들(커튼 속)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임의로 만들어낸 공포의 대상인가? 음모론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세상 돌아가는 일이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 물론 결론에 맞추기 때문에 음모론의 부당함을 말하기도 한다.
그놈들을 따라가자거나 그놈들 흉내 내자 같은 대처가 적절하다. 최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 팔지는 못하지만 덜 먹고, 덜 손해 보는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음모론 투자의 핵심이다.
발상은 신선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음모론 그 자체가 아니다. 투자의 요체가 ‘통찰’과 ‘예측’이라면 음모 역시 그러한 판단의 한 부분으로 삼아보라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의 위기들을 통해 파악된 일정한 패턴들을 분석하고, 다양한 정세와 경제 이슈 등에 귀를 기울이며 보다 입체적으로 통찰의 각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위기에 대한 대응력과 생존력을 키울 수 있다.
세계화를 외치고 이루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모든 것이 연관을 가지고 있다.(책이 나오던 시점은 그랬다.) 이러한 점은 우리 증권 시장이 독자 횡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미국과 세계의 연관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에서 나비의 날개 짓이 일어나면 우리 증권가는 출렁인다. 트럼프가 당선되고 코스피는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으로 떨어지고 있다. 모두 그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저자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 그놈들(저자가 칭하는 음모론의 배후자, 다른 이들은 커튼 속의 사람들이라 칭하기도 한다.)이라 칭한다. 음모론을 읽고 그에 따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을 하다 보면 가끔 아니 종종 작전주를 꿈꾸기도 한다. 내가 작전을 할 수 없으니 작전주에 편승하기를 바란다. 바닥에서 사서 상투에서 팔려는 욕심은 없다. 가장 좋다고 말하는 왼쪽 무릎에서 오른쪽 어깨에서 팔고 싶다. 사실 몇 번 이러한 작전주를 실제 경험한 적도 있다. 문제, 아니 아쉬운 점은 어깨인 줄 알았는데 아직 허벅지도 아니었다.
음모론의 실전 투자
• 가격을 쉽게 믿지 말라
•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 적립하라, 그러면 버그가 된다
• 단기 · 중기 · 장기로 투자 대상과 자금을 나눠라
• 매도 마인드를 가져라
• 버티려면 빚을 버려라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놈들을 이기고자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놈들이 어떻게 서서히 작전을 하는지에 대하여 음모론의 시각으로 설명한다. 음모론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독자적으로 굴러가지 않음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어떠한 결과를 보면 그러한 원인이 꼭 있음을 알 수 있고 그다음에 어떠한 것에 원인을 됨을 이해한다면 좀 더 나은 투자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읽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이는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첫 단계로 경제 뉴스 읽기 훈련을 꼽았다.
1. 감과 통찰의 중요성
• 감이란 단순한 직관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을 뜻한다.
•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2. 경제 뉴스 읽는 훈련
• 초기 단계:
• 주식, 부동산, 국제 경제 등 관심 있는 분야를 골라 개별적으로 이해.
• 최소 6개월 동안 뉴스와 데이터를 읽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
• 심화 단계:
• 경제 뉴스와 함께 그다음에 올 변화나 결과를 예측하고 추론하는 연습.
• 뉴스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과 이면을 연결 짓는 사고 과정을 반복.
3. 행간 읽기와 박스기사 활용
• 뉴스 기사에서 스트레이트 기사는 단순한 현상 전달에 그친다. 이를 넘어서 박스기사나 심층 분석 기사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 예를 들어, G20과 같은 이벤트에서 단순 발표 내용이 아닌, 해당 사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박스기사에 주목해야 한다.
4. 비경제 뉴스와의 연계
• 고급 과정에서는 비경제 뉴스와 경제 뉴스를 연계해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예를 들어,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변화가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통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5. 다양한 관점 수용
• 하나의 현상에 대한 다양한 기자의 분석을 비교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립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이 훨씬 더 가치 있다.
덧_
해냄, 2010년 7월, 초판 1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