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브런치에 썼던 글을 보니, 연봉협상을 마치고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에서 제가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글이 있더군요...(오늘은 7월 6일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목과 같이 또 옮기게 됐습니다. 정확히 1년 1개월 재직 후 이직하게 됐습니다.
사실 첫 결론은 옮기지 않고 더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커리어에 있어 얼마든지 더 좋은 제안들이 있을 수있고...옮기기에 확실한 메리트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옮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재직중인 회사에 아래와 같이 말씀드렸습니다.(최초 입사할 때 1년이 지나면 꼭 해주기로 한게 있었기 때문에 그걸 상기시키려고 말씀드렸습니다.)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안이 있었고, 현재 제가 계약서에 서명만 완료하면 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에 약속해주셨던 0000꼭 해주시구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위와 같이 상무님께 말씀드리고, 회사를 더 오래 다니기 위한 준비들을 했습니다. 오래 다니기 위한 대표적인 준비 중 하나는 올해 말에 받으려고 했던 차를 빨리 받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차가지고 출퇴근 하면서 좀 더 편하게 업무에만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을 굳히고, 연봉협상을 했던 회사에 "제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본 포지션에 대한 입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아래와 같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열심히 근무하던 어느날! 아래와 같은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해당 포지션에 대한 부담이 있던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정말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던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더더욱 솔직히 얘기하면 지금의 안정감과 인정받는 환경을 버리고 가기엔 처우가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며칠이 지난 후에도 저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주시는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물론 비교할 수 없지만, 가끔 FA 대박 계약을 체결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제 가치를 인정해주고, 진심으로 저를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하게 됐습니다." 라는 말을 할 때 모두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돈 많이 주니까 간거지 뭐...저렇게 멋있게 얘기해...싶었는데...비슷하게나마 그분들의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에게...이렇게까지....얘기를 해주시니...뭔가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저는 아래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느껴진 실질적 최대치를 시원하게 부르고 아니면 가지말자!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현재 연봉 대비 약 12% 정도의 인상을 이끌어냈고...제가 직장인으로 꿈꿔왔던 최고의 목표 중 하나인 "큰 거 한 장"에 임박하게 됐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최근에 이직을 너무 자주했고...또 현재 직장에서 인정받고 지원해주는 상황을 포기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직..."안정감"에 취해....치열한 성장을 뒤로 하기엔...너무 젊은 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와이프가 저한테 해줬던 말이 이직을 결심하는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직장인이 연봉 더 많이 준다고 하면 거기에 가는게 자연스러운거야...자기 능력 더 잘 인정해주겠다고 하는데...거기가서 일하면 되지...갈까말까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가 현재의 안정감 때문이라면...아직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실패해도 괜찮아!"
물론...와이프가 저런 말을 했던것도 사실이지만...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해석하고 싶은대로 해석해서 지금의 결과를 내린건 아닐까 싶습니다.
직장생활 11년차...5번의 이직을 하고 다음주부터 6번째 회사에 다니게 됩니다. 평균 재직기간 1.8년...좋은거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그래도 틀린건 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더 정답이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모든 선택에 장/단점이 있고...결국 선택으로 인해 오는 장점과 단점을 잘 비교해 내가 감당해낼 수 있는 선택을 하는게 제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제 선택에...후회가 없도록....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