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IT 인생, 그리고 ‘비트코인’이라는 확신

비트코인

by 이필립


지난 30여 년간 저는 IT 산업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왔습니다. 그 여정에서 ‘비즈폼’, ‘비즈레쥬메’, ‘렉스테일러’, ‘사이트체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며,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혁신적 모델들을 다수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누적 회원 수 천만 명을 돌파한 서비스들도 있었고, 자동 자기소개서 생성 시스템, 온라인 맞춤 셔츠 제작, 웹사이트 가입정보 조회 및 탈퇴 대행 서비스 등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사례들입니다. 누구보다 앞서 시장에 진입했고, 그 결과 유사 서비스들이 10개, 20개 이상 생겨나는 흐름도 경험했습니다.


이 모든 도전의 중심에는 언제나 ‘부산’이라는 도시가 있었습니다. 비즈폼이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을 때도, 저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수도권 중심의 자본·인재·정보 편중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부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력 확보, 기업 간 협업, 고급 기술 교육, 투자 접근성 등 여러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교되는 한계를 실감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에서라도, 부산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해야 진정한 지역균형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 저의 다음 도전은 10여 년 전, 바로 ‘비트코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처음 비트코인을 접했을 때 저는 낯설기만 했습니다. 단순한 디지털 화폐로 이해하기에는 그 속에 담긴 구조와 철학이 너무나 어려웠고, 기존의 금융 개념으로는 해석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폐의 역사와 자본주의 구조,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신뢰의 경제에 대해 수개월간 집중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렇게 다가선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기록 시스템’을 구현한 혁명적인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이 확신은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자본금 20억 원을 투입해 비트코인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핵심 기술들에 대해 특허도 출원하였습니다. 동시에 저는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되기 전부터 관련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했고, 특구 위원으로서 정책 방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는 오해와 편견이 따랐고, 진정한 기술 기반의 모델들은 외면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계의 흐름은 달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글로벌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위변조 불가능성’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블록체인’이라는 포괄적 단어 아래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수많은 디지털 자산들이 화려한 키워드(NFT, STO, RWA 등)를 내세워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키워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실제로 현재 비트코인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수천 개의 암호자산들은 시장에서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진정성과 신뢰에 대한 시장의 평가입니다.


저는 부산이 이 진정성 있는 기술, 즉 비트코인 기반의 금융·기술 메카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소를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위변조 불가능한 데이터 기록’이라는 기술적 기반 위에 디지털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반중앙화 글로벌 비트코인금융 서비스, 자산 보관·송금 서비스, 금융 연계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생태계 위에 관광·마이스 산업을 결합하면, 부산은 명실상부한 세계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산업의 다변화를 넘어, 지역 인재 유입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현재도 저는 올바른 비트코인의 이해를 위한 강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단순 지식이 아닌, 철학·경제·기술이 융합된 이해의 영역입니다. 단시간에 요약해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상식의 틀로는 오히려 접근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정부, 학계, 기업이 비트코인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블록체인의 실질적 효용은 오직 비트코인 기반에서만 가능하다.” 수천억 원이 투자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중 실질적 성과를 내놓은 사례는 극히 드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부분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네트워크 속에서 전 세계 수억 명이 실시간으로 거래하고 있으며, 디지털숫자에 불과한 1비트 코인의 가격은 이미 10만 달러를 넘긴 상태입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부산이 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산에서 탄생한 비트코인 기반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금융 기술을 공급하고, 그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며 후배 창업가들에게 실질적 영감을 줄 수 있는 생태계. 그것이 바로 제가 지난 수십 년간 부산을 떠나지 않고 지켜온 이유이며, 지금도 이 도시에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시, 그리고 학계와 산업계가 이제라도 ‘비트코인’이라는 단어에 담긴 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방향에서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설계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전 세계를 향한 기술과 금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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