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자주하면 불리할까? 잦은 이직에 대한 회고
올해는 유독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시금 분명해진 게 있다.
‘매출만 내는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마케터라면 당연히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가 없다면 그 숫자는 나에게 있어서는 동력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7년간 5번. 늘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직해왔다. 한때는 매출을 내본 경험이 없다는 게 나의 약점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오가닉과 브랜드 마케팅 중심이던 전 직장을 떠났고, 직접 성과를 만들어볼 수 있는 지금의 회사로 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나는 항상 나에게 없는 것을 향해 계속해서 걸어오고 있었던 셈이다.
한편으론 전혀 다른 길을 떠올리기도 했다. 요리학교를 다녀볼까 생각했던 시기. 그건 직업으로서의 요리가 아니라, 생활로서의 요리였다. 스스로를 잘 먹이는 루틴을 갖추는 일. 일주일 내내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던 지난 회사 시절의 ‘허기’가 마음에 더 깊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주변인에게 조언을 구했고, 국비 지원 요리학원도 다녀봤다. 하지만 다시 냉정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32살이고, 요리를 1년 배우고 3년 일한다고 해서 전문성을 만들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지금 내 일에서 벌고 있는 수입이 있는데 그걸 쉽게 놓을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 엄마도 말한다. “장사는 네 생각처럼 안 된다. 아무리 준비해도, 되는 게 별로 없어.” 25년 넘게 식당을 해온 사람의 말은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무겁게 다가왔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콘텐츠를 좋아하고, 마케팅도 재미있다. 다만 단순히 매출 그래프를 올리는 일이 아니라, 왜 이걸 만들고, 어떻게 이야기할지를 고민하는 일. 그게 재미있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고, SEO도 하고, 릴스도 만들고, 좋아하는 콘텐츠는 집요하게 만든다. 반대로, 하기 싫은 콘텐츠는 진짜 하기 싫다. 이 모순도 포함해서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드.디.어. 인정했다.
4년간 디자이너로 일했고, 지금은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디자인과 마케팅을 모두 해본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시선은 다를 거라고 믿는다. 올해 초에 “콘텐츠를 더 좋아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매일 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지고, 조금씩 더 멀리 보게 되는 걸 느낀다. 눈앞의 현상만 보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원인을 정의하고,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마케터로서의 사고가 자라났다. 그렇다면, 연말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을까? 아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