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 제1규칙: 하루 3시간 이상 쓰지 않는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규칙을 하나 정한다. 하루 3시간 이상 쓰지 않을 것. 본업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콘텐츠는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무조건 잘 되는 게 아니란 걸 알기에, 짧은 기획과 여러 개의 콘텐츠 발행하며 내 채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으는데 집중한다.
아지트서울과 바이트서울 모두 같은 규칙을 적용했다. 요리·편집·발행까지 3시간 안에 끝내는 것. 그래서 롱폼 대신 쇼츠 형식을 택했다.
아지트서울이 3개월에 1,000명을 찍었듯, 바이트서울도 딱 3개월. 정확히 79일이 걸렸다. 다만 콘텐츠 발행량은 바이트서울이 훨씬 많았다. 바이트서울의 기획은 텍스트 매거진으로 시작했다. 레시피나 식재료 정보를 한데 모은 매거진이 없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한 거다. 콘텐츠 마케터로서 내가 이 정보를 정리해 SEO 콘텐츠로 풀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도메인을 사고 개발, 배포까지 마쳤지만 지금은 멈춘 상태다. 이유는 단순했다. 백링크가 없었기 때문. 백링크는 다른 사이트에서 내 사이트로 연결되는 외부 링크로, 검색엔진이 신뢰성과 권위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하지만 내 채널엔 그런 연결이 전혀 없었다. 결국 스레드·인스타그램·브런치 같은 외부 플랫폼과 반드시 병행해야만 했다.
텍스트 콘텐츠는 채널을 늘릴수록 효과적이다.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자사 홈페이지, 스레드까지. 하지만 이는 곧 리소스 부담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콘텐츠를 작성하는 데 3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즉시 업로드가 가능하지만 외에는 각 플랫폼별 포스팅 방식이 달라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세운 ‘1일 3시간 규칙’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이유로 바이트서울은 본래 메인 채널이었던 매거진을 오히려 미루고 숏폼 채널에 집중하게 됐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가장 큰 이유는 유튜브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설령 홈페이지 백링크 최적화가 된다 해도, 트래픽 자체가 적으면 승부수를 띄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시기가 7월이었고, 8월 홈페이지 오픈을 목표로 준비하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콘텐츠를 발행하며 트래픽을 모으려 했다. 유튜브는 트래픽 유입을 위한 채널에 불과했는데,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어버렸다. 시작은 매거진이었으나 지금은 오픈 준비를 끝내고 무기한으로 미뤄둔 상태다.
하루 3시간을 투자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자주 묻는다. “출근하고 퇴근하면 하루가 끝인데, 운동까지 다녀오면 도대체 언제 하냐”는 거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 생활 속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방식을 택했다.
바이트서울의 콘텐츠 기획은 주말에 몰아서 하고, 평일에는 미리 준비한 레시피와 스토리보드를 활용해 제작 루틴을 이어간다. 촬영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9시 사이, 최대 1시간 안에 끝낸다. 촬영이 끝난 음식은 점심 도시락으로 싸거나 아침 식사로 먹는다. 영상 편집은 퇴근 후 저녁 9시부터 11시 사이 2시간 안에 마치고 업로드까지 완료한다. 집에 들어가면 만사가 귀찮아지기 때문에, 종종 집 근처 카페에 들러 편집을 끝내고서야 집으로 향하곤 한다.
이 루틴을 지킬 수만 있다면 매일 야근을 하는 건 아니기에 주 1~2회 업로드가 가능하다. 많게는 최대 3회까지도 거뜬하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내 가능성을 회사 안에만 가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출퇴근만 해도 벅찬데 사이드 프로젝트를 왜 하느냐고 묻지만, 회사는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회사는 매출을 내야 하는 곳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사실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거의 천운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고, 본업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낸다. 회사 안에서 주어진 일을 해내는 동시에, 회사 밖에서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 결국 중요한 건 사이드 프로젝트가 내 에너지 풀(pool) 안에서 무너지지 않게 지켜내는 일이다. 이렇게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던 건 1년 전부터 꾸준히 해온 새벽 크로스핏 덕분이다. 밤 11시에 잠들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6시 30분 크로스핏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생활 리듬으로 자리 잡았다. 꾸준함이란 매일 똑같은 강도로 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의 차이를 허용하면서도 오래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며 다시 느낀 건 하나다. 데이터를 뒷받침하는 건 결국 콘텐츠다. 지난 3년간 SEO,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오가닉 콘텐츠를 만들며 체득한 사실이기도 하다. 후킹은 어그로가 아니라 브랜드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일이다.
결국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어떻게 내 생각을 더 나은 방식으로 확장할 것인가. 당연한 걸 당연하게 두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한 쪽으로 조준하는 것. 최근에는 요리 영상에 어떻게 하면 나만의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바이트서울은 분명 요리 채널이지만, 단순히 레시피만 올리는 걸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결합해 볼 수는 없을까. 비만(ㅋㅋ), 크로스핏, 러닝, 수영, 그리고 요리까지. 이걸 엮어서 다이어트 챌린지 채널로 성장시키는 아주 1차원적인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머지않은 날에는 내 체중을 공개하고 콘텐츠로 풀어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시에 꼭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계속 고민 중이다. 다음 회고는 구독자 1만 명을 찍었을 때 쓰고 싶다. 10배 성장한 시점에서, 지금의 고민을 다시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