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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세상을 바꾼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심하경

간편결제시스템은 간단한 방식으로 결제 업무를 대행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의미한다. 간편결제는 핀테크 산업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고, 기술은 비교적 친숙하고 간단하다. 간편결제시스템은 다시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스템은 총 4가지 방식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각각 QR코드 기반, 바코드 기반, 마그네틱 보안 전송, NFC 기반 작동이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그 사용 양상이나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다. 이는 간편결제가 등장하기 이전의 결제방식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결제 창에 들어간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추가로 본인이 결제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해야 했다. 따라서 2014년 8월부터 소비자 편의를 위해 휴대폰 인증이 허용되었고, 이 시점부터 기업마다 구현방식, 동작 방식이 다 다른 간편결제 시스템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간편결제, 성숙기에 접어든 것은 아닌지?

2014년 8월, 간편결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후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따라서 이미 시장이 충분히 성장했고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간편결제에 느끼는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간편결제가 온라인 서비스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은행, 2020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는 사실은 한국은행의 2020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참고하면 알 수 있다. 간편결제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도의 2,933억원과 대비했을 때 42% 증가하였다. 또한 간편결제의 확산은 유통업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들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GS리테일의 GS페이, 11번가의 SK페이, 쿠팡의 쿠팡페이 등이 있다. 이랜드 등의 기업까지 E-PAY를 올해 3분기에 내놓는 것으로 보아, 간편결제시스템의 연이은 도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전반으로 간편결제 시스템이 확산되는 이유

간편결제시스템은 기업 입장에서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용이하고, 고객의 정확한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고객들이 사이트 내에 있는 간편결제시스템을 이용할 때마다, 시스템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쌓인다. 고객은 이 포인트를 소모하기 위해 다시금 사이트에서 온라인 구매를 하게 된다. 이는 즉각적으로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사이트에서는 고객이 어떤 물품을 구매하는지 고객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게 된다. 이는 기업이 고객 맞춤형 상품과 마케팅을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소비자들 또한 다시금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눈여겨 보게 만든다. 구매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고객은 더 편리한 구매를 경험하게 된다. 우선 간편결제시스템이 일반결제보다 더 편리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어떤 기업들은 간편결제시스템을 응용해 기존 간편결제보다 더욱 편의성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예시로는 크로키닷컴에서 출시한 쇼핑몰 총망라 앱, 지그재그이다. 지그재그는 Z결제를 통해 지그재그에 입점한 쇼핑몰들의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을 가능케 하였다. 이는 구매 여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고객의 번거로움을 감소시켰다.


간편결제시스템에 호의적인 정부 정책

간편결제시스템에 호의적인 정부 정책도 확산세를 돕고 있다. 정책과 기업 경영은 항상 같이 움직인다. 아무리 참신한 스타트업 아이디어라도, 정책적으로 막을 경우, 한순간에 추락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는 타다 베이직의 서비스 종료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타다는 11인승 카니발을 이용한 실시간 기사 렌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택시 기사들의 강한 반발과 함께 11인승 승합차여도 운전자를 포함해서 대여하려면 6시간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공항 항만이어야 한다는 법이 제정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타다는 한동안 큰 타격을 입었고, 서비스의 방향을 바꾸어야 했다. 

반면 간편결제의 경우, 페이 사업자에 유리한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정책이 있다. 첫 번째로 간편결제 완화 정책이 있다. 기존 현행법 상, 간편결제 충전 한도는 200만원으로 한정되었다. 따라서, 20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 제품의 결제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법 변경으로 인해 선불충전의 한도가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되었고, 고가 제품의 온라인 구매 또한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두 번쨰로, 간편결제에도 후불 결제를 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일부 신용카드로서의 기능 또한 가지게 된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후불결제에 30만원 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점차 금액이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간편결제의 사용처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19로 변화한 시장 트렌드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간편결제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2020년 간편결제시스템 이용실적은 일평균 1,864만건이었다. 이는 전년 2019년 대비 6.3%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이 현상의 핵심은 과연 코로나19 이후에도 간편결제시스템의 성장세가 지속할 것인지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비대면 상황에 급격히 성장한 간편결제시스템의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간편결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행동양식 자체가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소비자가 공간과 시간에 대해 가지는 관점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19 이후의 소비자는 굳이 오프라인에서 행동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 음식을 구매하는 것 보다, 쿠팡에서 짧은 탐색을 통해 구매하고 다음 날 새벽에 상품을 받아보는 것이 더 절차적으로 간단한 구매 여정이기 때문이다. 즉, 삶을 누리는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소가 온라인 시장의 규모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간편결제의 단점

간편결제의 단점은 장년층과 노년층이 간편결제시스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금융결제국의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 에 의하면 50대의 간편결제 이용률은 15.7%로, 60대의 간편결제 이용률은 4.1%로 타 세대에 비해서 뚜렷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5060세대의 이용률 또한 점차 증가 추세이다. 2021년 신한카드의 트렌드 리포트 <집콕 생활, 시니어도 디지털 세상으로>에 의하면,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고객 중 5060세대의 이용 증가율이 51%를 기록했다. 2040세대의 증가율 19%에 비해 상당한 수치이다. 코로나 19가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했던 5060세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간편결제시스템, 디지털화폐의 확장성을 돕는다

디지털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말한다.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들과 같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중앙은행에서 발행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암호화폐들과 다르게 변동성이 적다. 발행량 또한 중앙은행에서 조정한다. 일반적인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안전하지만, 동시에 공인된 발행장이 없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가지고, 이는 가상화폐의 지불수단으로서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념이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현재 다양한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 한국은행 또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디지털화폐 모의실험에 돌입했다. 

CBDC가 성장하면, 중앙에서 개발하는 간편결제시스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간편결제시스템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를 민간사업자가 시스템을 개발하여 유통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중개자 없이 개개인에게 바로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간편결제시스템의 쇠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민간 디지털화폐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지급결제사업자들이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끔 도와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도 간편결제시스템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시스템이 또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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