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수업을 준비하는 마음

나는 누구에게 뭘 가르치고 싶은걸까

by 빛누리


요즘 매일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수업 준비도 바쁘고, 다른 할 일도 많고,

내가 공부하는 영어도 있고 아주 정신이 없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누구에게 어떤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것일까?

여기에 입이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크다.


나는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 어려워하고 있는 개념을 간결하게, 수준에 맞춰서 정리하고 이해시켜주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계속 잘 이해가 안되다가 딱! 이해를 하는 순간

사람들의 눈은 반짝인다.

그 순간을 더 많이 보고 싶어서 먼 길을 돌아 다시 영어를 가르치자고 결심을 한 것이었고.


그런데 그 대상과 공간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일을 시작한 것 같기도 하다. 돈이 다 떨어졌고, 마음에 드는 학원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선택지가 얼마 없었다는 핑계가 있긴 하지만,,

내가 과연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은 게 맞을까? 영어를 정말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예비 중1, 이제 곧 교복을 입고 본격적으로 중학교에 들어갈 아이들을 맡아서 레벨의 측면에서는 마음이 편하지만 가르치면서는 자꾸 잘 모르겠다. 이런 문법 용어들이 과연 정말 영어에 필요한가, 근데 진짜 영어란 뭐지? 한국에서 고등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려면 용어에 익숙해져야 하고, 많은 문장을 접하고 문제도 풀어야 하는 게 맞다. 근데 마음은 자꾸 이런 걸 왜 가르쳐야 하냐고 난리가 난다.


내가 영어를 잘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지? 나는 무엇을 해서 영어를 잘 했을까? 아니 그냥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를 잘하게 된 것에 가까운 것 같은데, 그런 좋아함은 가르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근데 좋아해서 잘하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잘 하게 되면서 좋아지기도 한다. 영어 문법이 막 시작되는 단계에서 간결하게, 별 거 아니게 진행이 되면.. 좋아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는 거다. 그런 면에서 지금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다. 내가 이 1년을 망쳐버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너무 크고. 하..

내가 영어를 좋아하게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영어를 싫어지게 한 주범 중 하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군..


일단 오늘의 수업을 최선을 다해 준비해본다. 내가 혼자 다 하려 하지 말고, 남의 수업도 참고하고, 어디를 필기할지, 어디를 외울지 지침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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