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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May 20. 2024

안목은 돈이다.

<오늘 하루 어땠나요>



아이가 캠프에 가고 남편은 모처럼 ?밖으로 일하러 나갔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집에 나혼자 있는 일요일을 즐겼다.

오전에 알바 2시간 끝내고 커피 한잔과 빵하나 먹은 후 , 냉장고에 사둔 고기들이 다 떨어져서 맛있는 고기집에 고기를 사러 갔다.

고기집 가는 길에 리싸이클 옷집이 있는데 참새방앗간처럼 가끔 지나갈때마다 들여다 보곤 한다. 한달에 한번 2000짜리 쿠폰이 발행되는데 5500짜리를 2000원 할인받아서 3000원에 살 수 있다. 보통은 밖에 걸어놓은 옷만 쓱 보고 가는데 오늘은 왠지 안에까지 들여다 보게 되었다.


'별로 없네' 라며 가려는데 옷걸이 끄트머리에 색깔이 밝고 디자인이 심플한데 세련된 티셔츠가 몇장 눈에 띄었다.

몸에 피트하게 맞는 스포츠용 같은 티셔츠인데 만지는 감촉이 아주 좋고 고급졌다.

딸이라도 입으려나 싶어서 보았더니 내가 입을만한 것도 있어서 그중에 3장을 골라 한번 입어 보았다. 그런데 입는 즉시 온 몸으로 느꼈다.

'이건 완전 내옷이야!!'


3개를 순식간에 입어보고 얼른 나가서 나머지 3개도 전부 가지고 들어와서 입어보았다. 역시나..굿!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세련됨과 고급짐이 묻어나오는 기능성 티셔츠다. 6벌이 다 잘 어울리고 사이즈도 아주 적절했다. 게다가 착용감이 환상적이다.

색깔이 노랑, 주황도 있었지만 아주 색감이 좋고 내 얼굴을  밝아 보이게 했다.


난 청바지를 주로 많이 입는데  상의에 박스 티셔츠나 남방을 걸치니 뭘입어도 후질구레한 느낌이라 고민이 되던 차였다. 나이가 들어 좀 점잖게 입어볼까 했지만 칙칙한 색깔이나 펑퍼짐한 스타일이 오히려 더 나이들어보이게 하는 느낌이다.


이 티셔츠를 입으니 산뜻해 보이고  청바지와 무난하게  아주 매치가 잘된다. 이제야 스타일이 좀 안정이 되는군. 6장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분좋게 사와서 얼른 물에 헹구어 세탁을 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어떤옷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헉! 이런!  티셔츠 한 장에 8만원이 넘는 옷이었다!  6장이면 거의 50만원이 되는 가격이다. 물론 중고이긴 하지만 거의 입지않은 느낌의 새옷에 가까운 깨끗한 옷이었다. 근데 난 이 6벌을 5500원씩 총 3만원에 주고 샀으니 한 장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엄청난 할인 쇼핑을 한 셈이다.


‘역시.... 디자인, 색깔, 촉감 다 예사롭지 않았어.’

기분이 좋았다.

집에 있던 후질구레한 티셔츠를 당장 접어서 한쪽에 놔두었다. 짐을 줄여야 하니 나를 추레하게 만드는 옷과는 이제 작별할 것이다. 그리고 나를 산뜻하고 밝게 만들어 주는 옷들을 입어야지.

이런 좋은 옷을 알아보고 고를 수 있었던 나의 안목을 마구 마구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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