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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줘서 고맙고 마음아프게 해서 죄송하고 사랑해요"

by 인터뷰 전문지

국내 최초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와 인터뷰 고맙습니다. 기존에는 청소년만을 전문으로 인터뷰 하는 언론은 없었으나, 이번에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내에 청소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는데 , 한 곳이 더 늘어난 것 같아서 기쁩니다 :>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녕하세요 19학번 19살 박벨리입니다 ! 박벨리는 가명이고요, 가명인 이유는 아직 친척들이 제가 고 3 인줄 알기 때문이에요. ㅎㅎ


제가 늦둥이라 친척 분들이 연세가 좀 있어서 '자퇴생=양아치' 이런 인식이 좀 강하셔서 자퇴한것도 대학 입학한 것도 모르고 계세요.

사전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17살에 자퇴 하신 뒤 2018년 2회 검정고시를 보고, 바로 대학에 입학하셨다고 답변주셨습니다. 여기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전 중학교 때 출결 관리를 잘 못해서 고등학교를 좀 안 좋은 곳으로 갔어요. 선생님들과 학교 분위기도 안 맞았고, 실업계로 갔었는데 그 쪽 일이 제가 생각한 것과는 너무 달라서 위클래스, 외부, 부모님과의 상담도 충분히 거쳐 자퇴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바로 홈백서(홈스쿨링생활백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8년 7월부터는 '꿈드림' 에서 멘토링을 지원 받아 2018년 2회 검정고시에 응시 및 통과했습니다. 그 후에 진로를 엄청 고민 했는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호텔 디저트 쪽 일을 하고 싶어서 고등학교를 관련된 곳으로 진학 했었는데, 저랑 안 맞아서 자퇴한 상태라 완전 막막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어른들에게 상담하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그러다 "돈 못벌어도 그나마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고 생각하고 동물 쪽 전문대로 진학했습니다 :>

우선 자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자퇴에 대해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도 현실인데요. 자퇴를 고민하면서 부모님께서 따로 반대하시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모님이 처음에는 화도 내시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무시도 하시고 …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으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고 협박도 하시고 조금만 더 다녀보자고 달래기도 하셨어요.


그러나, 제가 중학교 때도 학교가 너무 싫어서 자퇴하려고 했었는데 엄마가 말리시면서 "중학교 졸업만 하면 고등학교 안 가도 아무말 안하시겠다" 라고 말씀하셔서 설득하기 조금 더 쉬웠던 것도 있고, 신경성 위염이랑 스트레스성 탈모가 올 정도로 제가 힘들어 하니 결국엔 허락해주셨어요.


저는 그래도, '절대 안돼' 와 같은 격렬한 반대는 없었고, 그냥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조금만 더 다녀보고 그래도 정 아니면 그 때 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2018년 2회 검정고시 응시 전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어보고 싶습니다.

자퇴하고 처음 1년은 방황을 엄청 했어요. 학교에 소속돼 있으면서 모든 생활을 간섭받다 그게 한 순간에 확 사라져 버리니까 뭔가 허전하고 허탈하고 무기력해지고.. 맨날 누워만 있고 가끔씩 친구들만 만나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안해서 부모님이 보시면서 좀 힘들어 하셨어요.


쟤가 저래서 살 수 있을까 싶으셨데요. 그렇게 무기력하게 보내다가 2018년 제1회 검정고시 공고가 나왔는데, 신청을 해야했지만 그것조차 너무 하기가 싫어서 안했어요.


심지어 처음에는 "자퇴한 게 뭐가 어때서? 자퇴생이 왜? 난 당당해!" 이러고 다녔는데 엄마가 초반에는 뭐만 하면 "자퇴한 게 자랑이니? 쪽팔린줄 알아야지, 남들 학교 갈 시간에 넌 이게 뭐하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자퇴 못 하게 했지" 등 독한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 "정말 이게 쪽 팔리게 생각해야 하는 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도 피하게 되고 누구 마주칠까 움츠려 다닐 정도였는데, 엄마가 어느 날 "너 정말 이러다 어떻게 살려고 이러냐" 면서 우시는거에요.


그래서 "아, 이렇게 정신 놓고 있다간 아무 것도 안 되겠다" 싶어서 아무 일 없어도 시내 가서 혼자 돌아다니고 친구들 많이 만나고 집 옥상 가서 햇빛 쬐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홈백서 통해서 꿈드림을 알게 되었어요. 이후 상담도 받고 지원도 받다가 검정고시를 응시했습니다.

동물 쪽을 전공하는 대학으로 진학하셨는데, 어린 시절 꿈이었던 '호텔 디저트' 쪽이 아니었기에 따로 후회하신 경우는 없으셨나요? 그리고 새로이 진학한 대학에서도 잘 적응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호텔쪽 일이 제가 생각한 거랑 너무 달라서 딱히 후회한 적은 없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는 수업 분위기도 괜찮고 교수님들도 좋고 무엇보다 학교에 반려견을 데리고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

우선 대단히 고생많으셨다는 말씀 드립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본인이 어린시절 겪어오신 일들을 토대로 한 시선에서 볼 때 현실적으로 자퇴에 대해 그리 좋은 입장을 취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그 당시 부모님의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혹시이 지면을 빌려 부모님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응원해줘서 감사하고 마음아프게 해서 죄송하고 사랑해요.

답변주신 내용을 살펴보면, 홈백서와 꿈드림의 도움을 많이 받으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홈백서와 꿈드림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홈백서는 일단 소속감을 주었어요. 자퇴를 2017년 7월에 했고 홈백서 활동을 2018년 3월 쯤부터 했으니까 벌써 1년이 넘었네요 :)


그리고 지금은 다들 본인의 길을 찾아서 떠나셨지만 자퇴 고인물(?)들이 많으셔서 "꿈드림에 뭐 지원해주더라 검정고시 볼 땐 이거 꼭 챙겨라" 이런식으로도 도움을 많이 주셨고요.


자퇴생은 또래 친구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셨어요, 그리고 꿈드림에선 초반엔 상담을 받았고 멘토링, 문제집 대여랑 검정고시 당일에는 점심 도시락을 지원받았는데 전 너무 늦게 가서 지원 받을 시간이 없었지만 진로체험, 진로상담, 건강검진 등 많은 부분에서 지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

저도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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