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손끝에 AX를 입히다
지난 25년 말부터시작한 소상공인진흥원과 소공인 실태조사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집한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왜 소공인을 다시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나는 오랜 시간 제조 현장과 정책, 그리고 교육과 컨설팅의 경계에서 일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친 장면이 있다.
정책은 많아졌는데 현장은 달라지지 않는다
시스템은 들어왔는데 일은 줄지 않는다
교육은 받았는데 구조는 그대로다
현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도와준다고는 하는데, 왜 더 바빠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다.
구조가 어긋나 있다는 신호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10곳 중 9곳은 소공인 사업장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제조를 대기업의 언어로 설명하고,
소공인을 ‘작은 기업’, ‘영세한 존재’, ‘지원 대상’으로만 다뤄왔다.
이 책은 그 관점을 뒤집기 위해 쓰였다.
소공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전략의 중심으로 다시 놓기 위해서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논리로 오늘을 관리하는 것이다.”
지금 소공인을 바라보는 많은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어제의 언어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은 그 언어를 바꾸기 위한 시도다.
많은 분들이 묻는다.
“이제 와서 또 AI 이야기인가요?”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기술서가 아니다.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 구조의 문제를 다룬 책이다.
그동안 우리는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을 이야기해 왔다.
종이를 화면으로 바꾸고, 수작업을 시스템으로 옮겼다.
그러나 현장의 판단은 여전히 사람 머릿속에 남아 있다.
래서 나는 DX의 다음 단계로 AX를 이야기한다.
AX는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이다.
AX의 핵심은 단순하다.
장인의 감을 데이터로 만들고
경험을 알고리즘으로 옮기고
판단을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
이 과정에서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사람을 바꾸지 말고, 도구를 바꿔라.”
이 말은 현장에서 수없이 검증된 문장이다.
장인을 내보내고 자동화를 들이는 순간, 품질은 무너진다.
반대로 장인의 판단을 살린 채 도구를 바꾸면, 생산성은 올라간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간다.
“이 소리는 뭔가 이상해.”
“왜요?”
“설명은 못 하겠는데, 느낌이 그래.”
이 ‘설명 못 하는 느낌’이 바로 암묵지다.
이 책은 그 암묵지를 어떻게 AX로 번역할 것인지를 다룬다.
2023년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제조 현장의 AI 적용 사례 분석에서
“현장 판단을 데이터화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 개선 속도가 평균 2배 빠르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이 명제를 소공인 현장에 맞게 풀어낸 기록이다.
이 전자책은 특정 독자를 전제로 쓰였다.
바로 현장을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소공인 정책을 기획하는 공공기관 담당자
기업과 현장을 연결해야 하는 교육·컨설팅 담당자
그리고 변화를 고민하는 소공인 대표
이 책은 성공 사례만 나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의 구조를 먼저 해부한다.
왜 범용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는 현장에서 사문화되는가?
왜 장비 보급 대수 중심의 평가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가?
왜 교육을 받아도 공정은 바뀌지 않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정책과 현장이 같은 언어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CRAFT 경쟁력’을 강조했다.
맞춤형(Customized), 신속성(Rapid), 민첩성(Agile), 유연한 소량다품종(Flexible), 실험 역량(Trial).
이 다섯 가지는 소공인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강점을 대기업의 기준으로 재단해 왔다.
헨리 포드는 1922년에 이렇게 말했다.
“만약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소공인을 대기업의 축소판으로 보는 순간,
우리는 소공인의 진짜 경쟁력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은 그 ‘다른 생각’을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이 전자책을 단숨에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현장과 정책 사이에서 막힐 때마다 펼쳐보길 바란다.
새로운 AX 사업을 기획할 때
교육 과정을 설계해야 할 때
현장에서 “이게 왜 안 되죠?”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이 책은 정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의 방향을 제시한다.
“소공인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가 아니라
“소공인을 어디에 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대한민국 제조의 미래는 거대한 공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골목 안의 공방, 장인의 손끝, 그리고 그 판단을 증폭시키는 도구에서 나온다.
이 책은 그 연결 지점을 기록한 하나의 제안서다.
동의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다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문장을 남기고 싶다.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기술은 사람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 책이 그 질문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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