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의 갭 차이
한 번 사는 인생 잘 살아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잘'이란, 화목한 가정과 가족의 건강, 내가 이끌어나가는 사업 하나, 경제적 여유, 어느 정도의 사회 위치,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회봉사 정도이다. 이 정도 '잘'이라면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잘' 살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누구나 말이다. 나는 유명한 사업가나 셀럽들처럼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거라 생각하며 꿈꿔왔다.
와!!!
많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퍼져 나온다. F1 경기가 막 시작되려는 참이다.
출발선에 많은 스포츠카들이 줄지어 서있다. 조금이라도 더 빠른 스타트를 위해 온 신경을 신호에 집중한다.
그곳에 나도 서있다. '진짜 시작만 해봐! 나 진짜 빨리 달린다!‘
초록불이 켜짐과 동시에 다른 차들이 순식간에 거리를 달린다.
‘엇! 내 차는 왜 출발을 못하지? 뭐야! 어떻게 가는 게 빨리 가는 거야??!!’
그렇게 오늘도 나만 부릉거리며 대기 중인 기분이다.
나에게는 갭차이가 큰 두 개의 선이 있다. 하늘만큼 높은 이상의 선 하나와 땅에 있는 현실의 선 하나.
현실보다 이상이 높다. 아주 많이 높다. 누군가는 이런 모습을 '현실성이 없다'라든가 '뜬 구름만 잡고 있다'라고 볼 수도 있다.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고 생각했기에 나한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왜 이 정도지?', '더 잘해야 하는데?', '더 많은 인기를 끌어야 하는데.' '더 '잘'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거야!' 하며 높은 이상만을 따라가기 급급한 내 모습을 발견했다. 언제나 조급했고, 만족하지 못했다.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벽에 걸린 내 그림을 보고 말했다. "와. 진짜 멋있다. 너 그림에 소질 있구나!" 그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팔려야 소질 있는 거지... 난 아니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현실을 깨달았다. 난 그림을 좋아해서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그리고, 나 외에 한 명만 인정해 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할 줄 모르고 살았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 그 격차가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하늘과 땅의 높이만큼 컸다.
샤워 중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자유로워짐'을 통찰한 후 시선을 '나'로 좁혀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기로 한다.
나의 장점과 단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해 보는 것으로 시작해 본다. 겁나고 두렵다. 이상에 비해 내가 얼마나 평범하고 약한 사람일까. 수면 위로 드러내보려니 자신이 없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사람들에게 단점을 들을 때면 상처에 소금을 덧뿌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다름 아닌 '나'이고, 그것을 인정해야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나'를 다른 모습으로 한 번에 '새로 고침'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생각하는 단점 안에서의 강점을 찾아 '나'만의 특기를 살려보고자 한다. 불안감이 많은 것은 신중하고, 계획적인 것으로 소극적인 성격은 신중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성격인 것으로 말이다.
그것과 함께 이상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쪼개 세우고, 하나씩 실행한다. 중간마다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하며 피드백을 받는다. 잘못된 방향이라고 판단될 경우 포기하고,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해 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상과 현실의 갭을 좁히는 방법임을 알았다.
누구보다 나를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그러니 집중해서 기준을 ‘나’로 맞추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본다. 명심할 것은 기준이 '타인'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노트 한 장을 펴놓고 다른 주제가 아닌 ‘나’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해 본다. 이 첫 발자국이 곧 내가 생각하는 '잘'사는 삶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