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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전공자에서 작가로.

라이프. 브랜딩 코칭 후기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나를 모르던 시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던 주얼리 업계에서 튕겨졌다. 육아와 이민이라는 이벤트가 내 인생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육아까지는 뛰어볼 수 있었다. 아기띠 메고, 편집샵 찾아가 샵인샵을 요청했고, 마켓도 나가며 경력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민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아이는 2명으로 늘면서 벽을 향해 뛸 체력도, 용기도 사라졌다.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싶었다. 내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떠한 것에 열정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뭔 가'가 무엇인지 몰랐다. 어떻게 찾는 것인 줄 몰랐다.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첫 시도

뉴스레터도, 모임도, 커피챗도 클릭 한 번 하지 않던 내가 라이프코칭이라는 것을 신청하게 됐다. 생소하게 들리던 단어를 그래도 클릭한 것은, 코치님이 나와 같이 글을 쓰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를 집필했던 진담작가님. 글에서 느낀 그분은 진솔하고, 차분했으며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 분위기에 공감돼서 문의를 했고, 라이프코칭을 시작하게 됐다.


알 것 같지만 모르겠는

'내가 이런 사람이었어?', '나, 이것을 잘하네.' 등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으로 코칭은 시작됐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나는 그런 사람인 것 알겠는데... 그래서 뭘 해야 하지?'였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눴던 것 같다. 대화를 하면 알 것 같다가도 나에게 적용하려고 하면 모르겠는 그 느낌에 내가 질문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요?', '작가님은요.?' 질문을 통한 답이 조금 더 명확한 방향을 알려줬다. 코칭 내용에는 없었지만 머릿속에 정리되고 있던 나의 모습을 '프로필'로 만들어 볼 수 있었다. '나 이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야.'라고. 처음이라 어렵고, 어수선했지만 그래도 나에게 방향이라는 것이 생겼다.


찾은 방향으로 한 발

나는 주얼리 업계에서 8년을 근무했다. 주얼리세공기능사를 시작으로 보석감정사, 생산관리팀, 주얼리경제신문 기자까지 다양한 경력으로 자신 있게 일했다. 그러다 육아와 이민으로 모든 게 멈췄다. 특히나 주얼리산업이 작은 이 나라에서 내가 경력을 이어나갈 만한 게 없었다.


그저 오랫동안 외로움과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느낀 감정을 아트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쪽에 쌓아두던 작품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그것들이 ‘나’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은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일이었음을, 이제부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이제 걸어가는 것은 나의 몫

라이프코칭은 "-하세요."라는 지시형 시스템이 아니었다. 내가 나를 알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싶은지 생각하게 하는 방향 시스템이었다. 컴컴하기만 했던 하늘에서 북극성을 향한 방향을 찾았으니 이제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것은 온전한 내 몫이다.


그리고 나처럼 다양한 이벤트로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에게 지금 '멈춤'이 아닌 '성장'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어졌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나는 경력이 단절되며 혼란을 겪었고 도움이 필요했다. 주저앉아 있던 나에게 제3자의 시선으로 나를 알려주시고, 생각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진담 작가님(코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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