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고 있는 알바의 태도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칠 대로 지친 카메라맨은 빨리 기자를 침대에 눕혀두고 냄새나는 옷을 벗어던지고 몸을 씻고 싶다. 오전 본 녹조 풍경을 떠올리니 구린냄새가 다시 맡아지는 것 같아 괴롭다. 온몸에 싸고도는 냄새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싶다. 어깨에 걸쳐졌던 기자의 고개는 바닥으로 떨구어졌다.
“기자님, 힘 좀 내봐요. 갑자기 왜 그래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카메라맨과 기자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님의 무게 때문에 카메라맨 한쪽 어깨가 축 늘어진다. 어렵게 반대쪽 팔을 뻗어 2층을 누르려고 중지를 갖다 댔다. 숫자 2에는 검은 스티커가 투박스럽게 붙어있다.
“에이씨. 우리 둘 상태를 보고도 2층 방을 주다니. 엘리베이터도 안 되는... 인간적으로 너무 하네.”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서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왔다. 2층을 가기 위해 계단으로 향하는 복도를 걸었다. 복도 끝에 보이는 계단 표시판을 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장정한명을 둘러업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 방으로 가야 했다. 203호에 앞에 섰을 때 카메라맨은 하루의 고단함을 한숨으로 몰아 내쉬었다.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 선배.. 맥주 마실래요? 저는 힘들어서 안 되겠어요. 잠깐 편의점 다녀올게요. 쉬고 계세요.”
기자를 침대에 눕혀두고 카메라맨은 방을 빠져나왔다.
양손에는 맥주와 과자로 가득 찬 봉투를 들고 있다. 봉투는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크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는데 먼발치에서 벽에 못 박는 소리가 난다. 걸어갈수록 그 소리는 더 가깝게 들린다.
“쿵쿵, 쿵쿵, 쿵쿵”
203호 문에서 나는 소리다.
“무슨 소리지? 기자님! 문 좀 열어보세요. 무슨 일이에요?”
카메라맨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카드키를 꺼내 현관문에 놓으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린다. 카메라맨은 방 안으로 끌려들어 간다.
복도에는 봉투 속을 빠져나온 맥주캔들과 과자들이 나뒹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