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링 Oct 21. 2024

운을 모으는 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마라톤을 하면서 '운의 영역'을 믿게 되었다.

어찌할 수 없는 영역. 통제할 없는 영역에서 내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


착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나쁜 마음이 생기더라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예쁜 말 하기. 그토록 사소한 것들이지만 조금씩 챙겨서 하기로 했다.



아침마다 방문하는 커피숍이 있다.

지난주부터 커피를 받을 때 '좋은 하루 보내세요.'를 말하고 커피숍을 나선다.

처음 이 말을 들은 두 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은 당황해하며

"아.... 네네.... 감사합니다."

말했다.


2주 정도 반복되니 서로에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최대한 컴플레인 없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단 바람으로 시작된 일이긴 했다.

 


달리기 모임을 갔다가 우연히 듣게 된 한 여성분의 말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왜 떡볶이를 사 갖고 가는 줄 알아? 저 사람들이 이걸 다 먹고 나보다 뚱뚱해져서 나보다 더 못 뛰었으면 해서 그래. 난 이 떡볶이 일부로 안 먹잖아."


그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휩싸여서 한동안 그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두어해 가 지났는데도 누군가가 음식을 사 갖고 오면 잘 먹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음식에도 사람의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해서 그런가 그 사람은 부상으로 몇 해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런 걸 지켜보면 무엇인가 할 때 좋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일절 주지도, 받지도 않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좋은 마음이 생길 때만 이야기하고 선물을 한다. 

그 사람이 잘되길 바랄 때만 더더욱 잘하려고 한다.




남편과 쇼핑을 갔다가 비상등이 켜진 자동차를 봤다.

전화번호가 있으면 등을 끄라는 문자를 보내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런 걸 굳이 나서서 하냐는 얼굴이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나는 운을 모으고 싶다 했다.

착한 일, 운을 모으는 좋은 일들을 하고 싶다고 굳이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차주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운을 하나씩 모으고 있다.

(웃긴가? 웃길 수도 있겠다.)


커피숍 알바분들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하고

유모차를 끌고 커피숍에 들어오려는 육아빠가 끙끙댈 때 커피숍 문을 열어주기도 하고

뭐 그런 일 년의 일들로 이번주 테이퍼링 운을 모으고 있다.


다들 일주일간 좋은 일 하면서 테이퍼링 운을 모으시길 바란다.




마라톤이란 영역이 어렵긴 한가보다.

오타니도 아닌데 운을 모으고 있는 나.


작가의 이전글 춘천마라톤 D-1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