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소비를 위한 창작의 고통
GD가 7년 만에 컴백했다
창의적 생산자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는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지냈던 것 같다
소비하는 문화가 갈수록 빠르게 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창작자로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다행인 건 그 과정 속에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유퀴즈에 나와 그는 자신의 창작 과정을 차분하게 말했다. 듣고 있노라니 유사한 듯 유사하지 않은 나의 42.195 마라톤 준비 과정이 떠올랐다. 그의 7년만큼이나 나의 1년도 꽤나 길고 길었는데 말이다.
나는 마라톤 컴백. GD는 가요계 컴백.
부상 회복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했던 그 과정은 길었는데, 그 과정을 풀어내는 시간은 고작 3시간 41분.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GD는 7년 준비해서 2주간의 활동이 끝이라고 하지 않던가.
지나온 과정의 시간을 돌아보고, 마음을 돌보는 시간으로 주로에서의 4시간 남짓이
나에게 과연 옳은 것인가. 준비한 시간들을 너무 빠르게 소비하는 건 아닌가.
과연 이게 맞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라톤 긴 준비 과정을
대회를 통해 단숨에 소비해 버리는 시간 단축은 나날이 엄청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GD가 7년 동안 고심한 작품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고작 5분 동안
소비해 버리며 음악이 ‘좋네, 아니네.’를 입 밖으로 꺼내기 싫어졌다.
고작 5분으로 그의 7여 년 과정들을 평가해 버리는 것 같아서 싫다.
누군가가 나의 기록을 듣고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나의 1년의 과정을 단정 지어 버리는 건 너무 싫으니깐.
POWER와 함께 근 20년 함께한,
그의 작품들을 리스트업 해서 들었다.
귀가 참 즐거웠다.
그가 창작자로 오래 활동해 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서...
7년도 아닌 고작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갖은 나의 마라톤,
힘내자.
지드래곤 음악을 들으면서 나의 준비 과정을 되돌아보기 위해서
대회 제한시간까지 꽉꽉 채워서 그 축제를 즐겼어야 했던 건 아닐까,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보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