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핸드폰 쇼츠를 보면서 오른손으로는 자연스럽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손이 기억하는 대로 누르고 있었다. 문이 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관문을 열려고 하자 왼손으로 잡고 있던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떨군 핸드폰을 집어 들었는데 뒤에 인기척이 난다.
“놀랐잖아. 출장 간 거 아니었어? 언제 돌아온 거야. “
“응 댐기사 하나 만들고 바로 서울로 바로 올라왔어. “
“방송을 못 봤는데 요새 녹조가 그렇게 심해? “
“방독마스크 쓰지 않으면 촬영이 불가할 정도로 악취 심하고 주변에 있던 지렁이는 다 말라죽어 있더라. 나 좀 씻고 쉬어야겠어.”
기자 선배는 어깨를 축 늘어트려 욕실을 향했다.
벽에 붙어 있는 결혼사진이 인상적이다. 기자 선배의 얼굴과 아내의 표정은 행복했고 온화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현실의 기자 선배는 지친 기색을 여실히 비추며 욕실로 들어간다.
“우아아아 어어어억”
그 소리에 놀란 아내가 말했다.
“자기야. 무슨 일이야? 괜찮아?”
“도……도망가….. 내 안에…. 으아아 헉 꾸엑”
겁에 질린 아내는 화장실 문 앞에서 그의 소리를 듣고는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뒷걸음치며 겁에 질린 그녀는 온몸이 경직되어 도망치라는 말을 들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