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돌봄이 필요해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로 돌봄의 공백을 느껴 온 무비와 누군가를 끊임없이 돌봐야 했던 고겸은 정작 자신을 돌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어머니와 형의 존재가 각각 있었지만, 온전한 돌봄을 받아보지 못해 남아있는 결핍 가운데 어린 시절, 가장 익숙하면서 자신들의 곁에 지켜준 것은 영화였다.
무비는 아버지처럼 늘 곁에 있어줄 듯하다 훌쩍 떠나버린 고겸이 미웠지만, 그를 밀어내는 자신에게 일관된 애정을 건네는 고겸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과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늘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 무비에게는 그런 존재가 필요했고, 자신의 결핍을 숨기고, 늘 타인에게 애정과 관심을 베푸는 고겸은 무비에게 안정감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고겸과 무비는 어린 시절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돌보아주고 지켜주는 존재가 된다. 익숙하지만 싫어했고, 익숙하지만 또 다른 모습 속에 사랑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