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을 달려간 식당이 알고 보니 내가 찾던 식당이 아니었다던지, 밤새가며 했던 연습문제 숙제가 숙제 연습문제와 달랐던 경험 한 번쯤은 다들 있으시죠?
이처럼 우리는 잘못된 방향성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다가 종종 헛수고를 합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서 신기술 개발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개발되어있던 경우나, 개발한 기술이 트렌드를 많이 벗어난 경우가 그런 경우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 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많은 시간과 돈을 손해보게 되는데요.
이 글에서는 회사가 기술개발을 하는 데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특허데이터로 구성된 빅데이터
몇 년전부터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빅데이터는 단순히 큰 데이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 및 분석하여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즉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그 데이터에서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에는 바로 구글, 아마존이 있습니다.
[그림1 : 구글과 아마존, 출처 : 다나와]
아마존에서는 소비자의 로그데이터를 수집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구글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미 대선 선거결과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가치 있는 정보 창출이 가능한데요. 그래서 요즘에는 빅데이터를 21세기의 석유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허데이터는 이러한 데이터 중에서도 아주 가치 있는 데이터인데요. 특허는 기술 분야의 빅데이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허 출원을 진행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특허에는 각 기업들의 핵심기술들이 직, 간접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다양한 핵심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청구범위에는 각 기술의 핵심을 표현하고 있고, 도면에는 이러한 내용의 설명을 위하여 시각화된 자료가 제시되어 있고요, 발명의 설명에는 도면에 대한 상세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림2 : 특허에 제시된 내용 예시, 출처 : US11074640B2]
또한 특허데이터에는 특허의 출원일이 반드시 포함되기 때문에 시계역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에도 용이합니다.
따라서 특정 시점에 어떤 특허 출원이 많았는지, 특정 기술 분야의 특허 출원은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등의 분석을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허 명세서는 각국 특허청에서 형식적인 기재 흠결이 없어야 등록이 되는 만큼 특허데이터는 내용 측면에서도 정리 된 데이터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특허 데이터를 잘 분석한다면 기술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데 아주 유용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특허데이터는 어떻게 분석할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특허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까요? 특허데이터 특정 기술을 특정하고, 경쟁사 및 시장분석을 진행한 다음, 특허의 정량 분석 그리고 정성 분석으로 진행됩니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우선 분석을 위해선 기술분야 특정이 중요합니다. 분석하고자 하는 기술이 어떤 분야인지? 어느 범위까지 분석할 것인지 특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특정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분석에 대한 결과물의 활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특정이 이루어지고 나면, 해당 분야의 경쟁사 및 시장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경쟁사를 보면 경쟁사의 기술을 볼 수 있고, 시장조사를 진행하게 되면 해당 기술의 시장의 트렌드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우리의 기술관련하여 어떤 경쟁사가 있는지, 경쟁사는 어떤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 우리의 기술이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와 시장 조사를 마쳤으면, 특허에 대한 정량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각 국가별, 출원인별, 특허 출원 수에 대한 동향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출원에 대한 정량분석 이후에는 특허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가 있는지 살펴보는 정성 분석이 진행되며, 특히 이 정성분석에서 특허 전문가들의 능력이 발휘됩니다. 청구범위와 발명의 설명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추출 정리하여 우리의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데이터 분석의 예시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코로나가 발병한 이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실제 한국은행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보더라도 반려동물에 대한 산업의 전망이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표1 : 코로나 기간 업종별 매장수 변화, 출처 : 한국은행]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동물관련된 특허출원 동향은 어떨까요?
[그림3 : 반려동물 관련 특허 출원 동향, 제공 : patentpia]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IoT와 통신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관련 특허 출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반려동물에 대한 기술개발을 진행한다면, 기술개발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석된 특허데이터는 이렇게 활용하세요!
위와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특허 데이터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우선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의 기술 개발 방향이 특허 데이터의 트렌드와 일치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기술 분야에 특허출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히 해당 분야에 돈과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것의 증거일 테니까요.
또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 다른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힘들게 개발한 기술이 다른 기업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면 우리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기업에 라이선스 비용을 주고 사용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기술의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특허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공백영역이라는 것을 특정할 수가 있는데요. 특허분석을 진행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특허밀도가 낮은 영역을 발견할 수 있고 이 부분에 기술을 선점하여 개척되지 않은 영역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필드의 데이터와 함께할 때 시너지는 극대화
특허 데이터만으로도 기술 개발의 옳은 방향을 결정할 수 있지만, 다른 데이터와 함께 분석한다면 데이터 분석에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특허 데이터는 시간의 정보가 포함되어 경제데이터 등과 융합이 용이하고,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어 논문 등 학술데이터와의 융합도 굉장히 용이합니다.
이렇게 다른 데이터와의 분석과 특허데이터의 분석이 같이 진행된다면 훨씬 더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우리 회사의 기술 개발 방향이 올바른지 체크하는 방법 중 하나인 특허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특허 데이터는 가독성이 낮아 분석 자체는 어렵지만 전문가와 함께한다면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 어느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좋은 분석방법인데요. 이런 특허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많은 국가지원사업도 있으니 잘 활용하셔서 올바른 기술개발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자 소개
박기현 변리사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2015년 52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의 기술 권리화, 특허 분쟁 대응 및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율 주행, 영상 처리, 의료기기, 기계학습, 디스플레이, 단말 UI/UX, IP 포트폴리오 설계 및 IP 심판 소송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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