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있어야 관찰을 할 수 있고, 관찰을 해야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발견해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그것이 기술이 되어 회사를 살리는 제품이 된다. ‘바쁜 사람’과 ‘바쁜 회사’에는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이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주어진일 위주로 하게된다. 그래서 회사에는 ‘아이디어 워크샵(idea workshop)’이 필요하다고 Part 1. 에서 밝힌바 있다.
Part 2. 에서는 팀원 역할 나누기, 문제점 도출하기에 대해서 보다 실무적인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자.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한 팀은 3명 내지 4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좋다. Part 1. 글에도 썼지만, 한 팀을 만들때 가급적이면 다른 부서 출신으로 다양하게 섞어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야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해결과정에서 서로 배울 수 있다. 팀장(리더)은 나이가 적고 직급이 낮은 사람이 하는것이 좋다. ‘아이디어 워크숍’의 목적은 ‘생존도구 만들기’가 아니다. 부담을 잔뜩 가진 상태에서는 정말 좋은 생각을 펼치기 어렵다. 오히려 MMORPG(리니지 게임 같은 역할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참여하자. 그래서, 좋은 스피커로 신나는 음악을 틀고 워크숍을 진행해야한다. 당연하지만 화장실은 언제라도 마음대로 갈 수 있으며, 과자를 씹으며 음료수를 마시며 웃고 떠들면서 진행되어야 한다. 호칭도 평소의 ‘ㅇㅇㅇ 부장님’이 아닌, 영어이름을 부르며 서로 존대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참여해야 마음이 열리고 즐겁게 상상할 수 있다.
1.팀원 역할 나누기
앞에 말했던것과 같이, 아이디어 워크숍은 마치 ‘리니지 게임’처럼 역할을 나눠서 진행되어야 한다. 팀장은 리더(Leader)이자 발표자이다. 팀의 방향을 정하고 의견이 엇갈릴때 이를 정리해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 나머지 3명의 팀원은 ①이매지네이터(Imaginator), ②리서처(Researcher), ③에디터(Editor)로 나눠진다. 4명이 아닌 3명이 한 팀이라면, 리서처가 에디터 역할을 해도된다. ①이매지네이터는 ‘아무말 대잔치’를 해야하는 역할이다. 기존의 상식과 논리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상상하고 떠드는 행동을 해야한다. 원래부터 잘 떠들고 엉뚱한 생각을 자주하는 사람이 맡아도 되지만, 평소 논리적이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맡아도 괜찮다. 그러한 사람이 ‘이매지네이터’를 한 번 맡으면, 그동안 스스로의 경직된 사고방식을 벗어나 큰 해방감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①이매지네이터는 ②리서처 및 다른 팀원들의 ‘선행기술 공격’에 위축되면 안된다. “에이~ 그런것은 이미 있었어”라는 지적에 대해서 일단 내용을 함께 확인하고, 지적된 사실을 기반으로 또 다른 엉뚱한 생각을 펼쳐야한다. 그렇게 이매진(Imagine)을 펼치다보면, 남들이 보지 못한 문제점을 찾아낼 수도 있고, 우리팀이 가야할 목표도 발견할 수 있다.
②리서처는 자료조사를 하는 역할이다. 팀원들이 함께 발견한 문제가 정말로 심각한 문제점인지, 그 문제점을 갖고있는 사람이 몇명인지, 그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과연 얼마나 큰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인지에 관한 조사를 빠르게 수행하여야 한다. 물론, ‘아이디어 워크숍’이기 때문에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나 구글페이턴츠(google.com/patents)등의 사이트에서 검색하는것도 좋지만, 너무 특허정보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 ③에디터는 아이디어 워크숍의 마지막에 수행되는 ‘발표’에 사용될 슬라이드를 만드는 일을 주로 하여야 한다. 물론, 모두가 접속 가능한 온라인 문서도구(오피스365 또는 구글 슬라이드 등)를 사용하여 팀원들이 동시에 작업에 참여하는것이 바람직하지만, 전체적인 문서의 흐름은 에디터가 잡아주는것이 좋다. 아이디어 워크숍에서 이러한 ‘역할’분담은 매우 중요하며, 명찰에 써있으면 효과가 더 명확해진다.
2. 문제점 도출하기
문제점은 회사측에서 제시할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는 해당 워크숍의 ’방향 또는 테마’ 정도만 제시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상세한 문제점 제시는 오히려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재단하게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자유주제로 할 경우, 회사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얻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라면, ‘보행자 보호기술 / 퍼스널 모빌리티 사고예방 /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교통시설 / 교통약자를 위한 안전시설 / 교통법규 단속기술’ 등과 같이 큼직큼직한 방향과 테마만 4~5가지 제시하고, 워크숍에 참여한 각 팀들이 테마를 선택하도록 하는것이 바람직하다.
테마를 정했으면, 아래와 같은 한 장의 ‘아이디어 캔버스’를 작성하여 문제점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발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발명할지 확정해야한다. 테마를 잡았으면, 해당 테마에 속하는 물건 또는 구성요소들을 나열하는 것이 ‘리서처’의 역할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사고예방’을 테마로 잡았을 경우, 킥보드 외에도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들을 ‘이미지 검색’하여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전동킥보드나 자전거 뿐만 아니라, 1륜 전동휠, 2륜 전동휠, 조향장치가 있는 2륜 전동휠, 의료용 스쿠터 등 엄청나게 다양한 개인 이동수단들이 검색될 것이다. 그 중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들을 선택해도 되고, 시장규모가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대상으로 ‘무엇을’을 확정해도 된다.
발명의 대상을 확정한 후에는 해당 ‘무엇’의 구성에 대해서 파고들어야 한다. 물론, 간단한 ‘이미지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특허검색을 통해서 우리 회사나 경쟁사가 출원하여 공개된 특허의 도면을 통해서도 그 내부 구조를 찾아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 대해서 발명을 하기로 했으면, 먼저 그러한 대상체의 구성을 보다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구성도를 구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구성을 다양한 사진과 도면으로 살펴보고, ‘무엇의 어디를’ 항목에 채워넣도록 하자. 이 과정은 우리가 하고있는 사업의 전반적인 그림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공백 영역을 찾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그 ‘무엇’을 ‘누가’ 사용하는지, ‘언제’, ‘어디에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누구에게 문제가 발생하는지, 언제/어디에서 그 ‘무엇’을 사용할 때 문제가 되는지를 파악하는 ‘문제점 구체화’의 시간이다.
임플란트를 구체화 한다고 했을때, 문제점을 가장 쉽게 발견하는 방법은 ‘임플란트 문제점’, ‘임플란트 부작용’ 또는 ‘임플란트 사고’를 검색엔진에서 입력하고 관련 뉴스, 기사를 찾는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문제와 사고들이 검색될 것이고, 아이디어 워크숍의 팀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들이 가미되어 문제점이 구체화 될 것이다.
발명하고자 하는 대상물에 관련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면, 생각을 다양화 시킬 수 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사용자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제조하는 사람, 유통하는 사람, 장착하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수리하는 사람 등을 나눠서 그 사람들이 각각의 과정에서 겪는 과정을 이야기 해보자. 사용자의 경우에도 더 나누어서 그 사용자들의 연령대, 직업, 성별 등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다양한 관점들이 보일 것이고, 아주 상세한 아이디어의 구체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문제점을 발굴하는 두 번째 방법은 ‘무엇’이 '언제 사용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사용되는 시간대를 나누어 생각해보면 발명의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새로운 관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생각되는 ‘무엇’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용되는 시간적 환경에 따라서 추가적인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다. 시간적 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아래와 같이 예를 들 수 있다. 일상을 기준으로 새벽, 아침, 밤 등과 같이 나눌 수 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과 같이 계절별로 나눌 수도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공부중, 대화중, 수면중으로 상황을 나눌 수도 있다.
'언제'에 관한 문제점 발굴은 반드시 ‘누가' 갖는 문제점을 발굴한 후에 이루어질 필요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어디에서'에 관한 생각을 '언제'에 관해서 한 다음에 할 필요는 없다. 문제점의 인식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으며, ‘누가, 언제, 어디에서’ 라는 항목들은 문제점 발굴을 입체적으로 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이다.
문제점을 발굴하는 세 번째 방법은 ‘무엇’이 '어디에서' 사용되는가?를 생각하고 이야기 나눠보는 것이다. 동일한 대상물이라고 하더라도 어디서 사용되는지,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따라서 발생하는 예외적인 상황들이 있다. 해당 대상물인 ‘무엇'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장소적 관점에서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나침반 기능’이 ‘메카 성지의 위치’를 향해서 하루에 다섯번 기도를 해야하는 이슬람에서는 매우 중요할 수 있듯, 장소적 관점에서 ‘무엇’을 재해석하는 것은 역시나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어떠한 발명을 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명의 대상이 되는 '무엇'이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를 다양하게 생각하 는 것이 ‘어디에서’의 핵심적인 문제점 발굴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어디에서’에 관해서 실무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더 자세하게 분리하여 대상물이 그러한 환경하에 놓였을때의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이동중인지, 정지중인지, 이동중이라면 교통수단의 종류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하며, 정지중일 경우에도 실내인지, 실외인지 생각해 보고, 실내의 경우에도 어떠한 공간에 대상물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상물인 ‘무엇'이 가지는 장소적 문제점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간적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공간이 설정된 이 후에는 그 공간에서 대상물이 사용되거나 제조된다는 가정하에 다양한 관점을 대입하여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익숙하지 않으면 어려운 과정이겠지만, 워크숍을 함께하는 팀원들과 그동안의 장소들을 정리하여 각 상황에서 대상물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함께 이야기 해본다면, 생각보다 쉽게 정리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편인 Part 3.에서는 선행기술조사, 아이디어 더하기, 워크숍 시상식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다.
엄정한 파트너 변리사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2006년 43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유철현 변리사와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엑설러레이터형’ 특허사무소인 ‘특허법인 BLT’를 창업하였습니다. 기업진단, 비즈니스모델, 투자유치, 사업전략, 아이디어 전략 등의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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