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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현수 Aug 18. 2024

이제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머리와 심장은 두 뼘 거리에 있지만

그 거리가 가깝다고 느낀 적은

단연코 없었습니다.


일상이란 쳇바퀴에서

머리는 분주히 달렸지만

심장이 숨 가쁘게 뛴 적은 없었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먼 거리에 있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몸의 염증수치가 높아 입원하는 날

머리는 밀린 업무를 생각하여

쉬는 걸 반기지 않았지만

적절했던 심박 수가 요동치는 걸 느끼며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의사의 권유로 휴직을 내던 날

일이 아닌 것들의 계획을 세우면서

습관처럼 머리는 분주히 달렸고

심박 수는 어째서인지 덩달아 요동쳤으며

염증수치는 서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쳇바퀴에서 내려온 후에야

머리와 심장이 하나처럼 뛰는 걸 느끼며

닿지 않은 거리에 있다는 생각은

이제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곳을 누르시면 인스타 음악과 함께 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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