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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Nov 02. 2024

포트폴리오 III

프로젝트 아카텍트

포트폴리오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최근 5년간의 시간은 내게 경력적으로 별로 발전이 없었다는 걸. 계속된 반복되었던 일들을 하고 있었다는 걸, 이래서 갑갑해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10년은 크게 말해 프로젝트 아키텍트로서의 일들을 했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뽑을 때 찾는 직위, 임무의 내용을 구분해서 올리고 타이틀을 적는데 내가 했던 일을 프로젝트 아키텍트로 구분을 한다는 것을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주로 하는 일을 코디네이션과 커뮤니케이션. 도면의 확인과 제출, 주로 테크니컬 한 것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ATG Tower 2, 이 프로젝트는 내 경력에 중요했던 프로젝트였다.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었던 프로젝트, 필리핀 마닐라 중심에 세운 오피스, 호텔 그리고 커다란 몰을 설계하는 프로젝트였다. Ayala 그룹은 필리핀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였고, 내가 오래 함께 일했던 디자인 사장과는 이미 여러 프로젝트를 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필리핀 마카티 중심에 삼각형 모양으로 오래전에 공항이었던 땅이었지만 현재는 공원으로 쓰고 있는 대지의 일부를 개발하는 것이었고 공원을 면한 리테일 건물에서 최대한 공원과 조화 되려 했다. 


나는 직위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믿는다. 직위가 주어지면 그에 따른 경험이 주어지고 그 경험이 쌓이면 그 직위에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직위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인데.. 직위를 줄 대상을 이야기할 때 언어장벽이 있는 외국인인 나는 항상 물음표였고, 더 좋은 옵션이 있으면 항상 밀리는 상황을 겪게 된다. 내가 미친 듯이 노력해 언어에 문제가 없도록 하면 다르겠지만,  나 스스로, 내 의견을 표현하는데 장벽을 느끼는 상황에서, 내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억울하지만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그전까지는 내 위에서 일하던 스튜디오 헤드가 프로젝트 아키텍트의 일을 해 왔었다. 그러다가 회사 프로젝트 중 하나에서 공사하는 곳에 현장에서 일하면서 관리한 사람을 요구했고, 주요한 클 아이언트, 프로젝트였기에 나의 스튜디오헤드가 6개월간 파견을 가게 되면서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평소 같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자리에 외국인인 나를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아주 연차가 많은 사람을 한 명을 스튜디오로 보내 함께 진행하도록 했다.  


인생에서 많은 기회는 우연히, 갑자기 찾아오고 그동안에 내가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그 기회를 잡을 수도 혹은 흘러 지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힘들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프로젝트는 2014년에 시작했지만 2023년에 건물이 완공되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외국 출장을 갈 수 있었고,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VMU, PMU 같은 여러 시험하는 장소에도 가볼 수 있었다.


중국 베이징에 200미터 오피스 타워 3개 동을 짓는 프로젝트였다. 중국프로젝트는 중국을 담당하는 한 면의 중국인 아키텍트 밑에서 하게 된다. 직위로 보면 중국인 아키텍트, 내 상사, 그리고 나.로 되는데, 그 사람의 위치가 나의 상사와 겹치기 때문에 대부분 나의 상사는 프로젝트에서 한발 멀어지고 점차 중국인 아키텍트 밑에서 일하게 된다. 그 사람은 모든 중국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어서 내게 많은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프로젝트의 특성상 중국말을 하지 못하는 건축가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 15년 전 처음 중국프로젝트를 할 때만 해도 모든 공식언어는 영어였다. 하지만, 건축설계사들의 과도한 경쟁과 점점 늘어나는 회사 내 중국인 건축가들과 그들의 승진이 최근에는 회의의 공식언어가 중국어가 되었다. 의사결정하는 자리에 중국인이 있으니 효율성을 따지면 중국어가 월등히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외국인에게는 커다란 장벽이 되는 것이다. 



9번 프로젝트와 10번 프로젝트에서 극단적으로 다르게 코어  디자인 했던 에피소드가 있어서 정리했다.


건물의 코어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화장실 그리고 MEP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고층건물을 계획할 때는 코어가 구조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오피스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엘리베이터를 많이 요구하고 많은 엘리베이터를 그룹 해서 조닝(Zoning)을 하게 된다. 두 개의 오피스가 각각 3개(Low-Mid-High)의 조닝을 하고 각각의 존은 12층 정도를 커버하게 된다. 

왼쪽건물을 계획할 때는 MEP의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MEP를 코어 중앙에 두어 트랜스퍼가 생기지 않도록 두었다. 이로 인해 로비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각 존의 엘리베이터 위치는 흩어지게 된다. 

반면, 오른쪽건물을 계획할 때는 로비에서 사용하는 사람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각 존의 로비들이, 파킹로비 포함, 대칭이 되도록 배열하였다. 이로 인해 MEP룸은 뒤쪽이 흩어져 놓이게 되고 존이 바뀌며 트랜스퍼가 발생하게 된다.

위 두 개의 코어계획은 두 가지 각각 서로 다른 포인트에 초첨을 두고 계획한 경우이다. 오른쪽은 건물 시스템의 효율을 중점에 두었고, 왼쪽은 사용자의 편의에 중점을 두었다.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는지는 프로젝트마다 달라진다.


최근의 오피스 건물들은 친환경 시스템의 적용으로 환기를 위한 윈도를 두는 것이 추세이다. 건물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위해 사용을 하지 않기 원하지만 최근 대부분 친환경인증이나 법규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창문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생기는 건축적 문제는 창문을 설치할 때 창문을 위한 테두리가 하나 더 생긴 다는 것이다. 클린 한 글라스 커튼월 건물에서 추가되는 윈도 프레임은 내게 제거 대상이었고, 이를 위해 여러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첫 번째로 했던 프로젝트, 900mm마다 300mm 수평 글라스 Fin들이 놓이고 이러한 패턴이 건물 전체를 감싸서 건물의 텍스쳐를 만들게 된다. 글라스가 900mm로 분절되므로 유닛의 크기를 일반적인 1.5m에서 3m로 늘릴 수 있었다. 

 윈도프레임을 수평 멀리언 속에 넣어 단면의 경우 윈도 프레임을 숨길 수 있었다.


고백하면 나중에 공사사진을 보고 깨달았지만 당시에 평면 디테일할 때는 고려를 하지 않아 수직면에는 추가된 프레임을 볼 수 있다. 디자인 단계에서 내가 했던 랜더링(왼쪽)과 완공사진(오른쪽) 


이 프로젝트에서는 수직부재도 각각의 유닛이 있는 곳이 아니면 윈도 프레임을 숨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윈도가 아니 밴틸레이터였지만 기본 콘셉트는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위 두 개 프로젝트를 경험한 후, 중국 베이징에 했던 프로젝트에서는 초기 계획단계에서부터 이 문제를 고려하게 된다. 보통 커튼월 유닛이 1.5m 간격인데 여기에서는 3m 간격으로 해서 중간에 윈도 프레임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물론 유닛의 크기를 늘리기 전에 컨설턴트들에게 운반 시 혹은 제작 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이나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계획에서부터 시공까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고, 덕분에 처음 계획했던 대로 완공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아래 프로젝트는 최근 뉴욕 SOM에서 했던 프로젝트 도면을 보다가 유닛이나 다른 추가되는 멀리언 없이도 디테일로 윈도 프레임을 숨기는 디테일을 찾아냈고 이 디테일을 마지막으로 했던 필리핀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DD를 끝내고 나왔고, 지금은 CD단계를 하고 있는데 누가 이 디테일을 지적하고 추친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중국 베이징 프로젝트에서 로비월을 디자인할 때, 케이블 월 시스템을 계획했는데 여기에서 내가 중점을 두었던 것은 케이블과 글라스와의 거리였다. 여러 프로젝트들을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 두 개의 거리가 보는 사람에게 차이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싸지만 케이블 뭐를 하는 이유는 좀 더 투명한 뷰를 주기 위함인데 거리가 벌어지면 글레스와 글레스 사이의 조인트(검은색으로 보임)와 케이플이 각각 보이게 되지만 거리를 가까이 하면 하나로 읽게 되어 좀 더 투명함을 줄 수 있다. 물론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주는 것이 수월하지만 나는 공사단계에서도 강하게 주장해 어느 정도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혼자 이야기하고 있다. 좋은 프로젝트였지만 건축사 시험 마지막 단계라 의도적으로 프로젝트에 소홀했다. 결국 이때 건축사를 따고 승진도 했다. 

홍콩자본의 샹그릴라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Shang이란 그룹에서 필리핀에 개발했던 프로젝트. 나는 이 프로젝트를 하며 뉴스에 나오는 상그릴라 오너 가문의 한 명인 사람과 함께 미팅을 해보는 경험(?)을 해보게 된다. 한국의 재벌을 만나는 느낌.  

단순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건물이었다. 파킹, 오피스, 주거가 있고 옥상에는 수영장이 있는 건물이었고, 구조적으로 많은 트랜스퍼가 있었고, 파사드에서는 곡면을 만들기 위해 '콜드밴딩'이라는 기술을 넣었고, 수직으로 있는 쉐이딩 핀은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상부 곡면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는데 이를 위해 많은 밴딩기술들이 적용되었다. 목업을 만들어 몇 번의 시도 끝에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와 시공을 앞두고 있다. 목업을 할 때가 코비드 때라 가지 못하고 화상으로 해서 많이 억울해했던 기억이 있다.

홍콩 주거 프로젝트. 공사 중이고 홍콩 집값이 정말 바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중국 프로젝트가 되었고 아주 빠르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노캠이라는 화학회사가 시안에 본사를 짓는 프로젝트. 시안은 중국 시진핑이 강하게 추친하고 있는 친환경 도시계획사업에서 랜드마크가 되는 건물이다. 베이징과 텐진의 중간지점에 한국의 분당 같은 신도시를 짓는 계획이었고 아무것도 없는 땅에 지금도 많은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다. 케미컬 회사라는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사용가능한 모든 친환경요소를 도입하려 했다. 또한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되는 스케줄로 초기 계획안이 끝까지 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많은 흥미 있는 파사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었다.

건물의 형태로도 그림자를 만들어 냉방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타워에는 3중 복층유리와 스팬드럴(위쪽)에는 PV패널을 두어 전기를 생산하게 했고, 테라코타 핀으로 쉐이딩을 만들어 에너지와 재료의 효율을 찾으려 했다.

본사 직원들을 위한 식당과 회의실이 있는 포디엄 건물의 외벽도 테라코타로 스크린을 만들어 친환경 건물이 되도록 했다.

북쪽면을 제외한 건물전체에 PV패널(빨간색 부분)을 두어 전기를 생산하도록 했다.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초기 단계에 제안하지만 단계가 진행될수록 결국 변경되는 아이디어였는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시공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친환경을 위해 PV패널을 붙이는 것은 좋지만 일반 PV패널을 붙이면 너무 인터스트리얼 한 건물로 보일 것 같아 걱정하던 클라이언트에게 요즘 소개되고 있는 BIPV라는 것을 제안했다. 아래그림에서처럼 보기에는 일반 유리로 보이지만 전기를 만들어 낸다. 물론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광패널보다는 효율이 낮다.

태양광패널에서 효율이 매우 중요한데, BIPV는 보이는 색깔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달라진다. 기본적인 개념을 태양광패널 위에 색을 입히는 개념이라 생각하면 된다.

결국 많은 과정을 통해 태양광패널과 일반 글라스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고 내년 완공을 목표로 빠르게 시공되고 있다. 중국 프로젝트는 좀 다른 과정이 있고, 한국으로 치면 카톡 같은 이쳇 그룹톡을 오피셜 하게 쓰고 있다. 난 아직도 그 그룹에 속해있어서 최신 상황을 업데이트받고 있다. 물론 중국어로 나오지만 번역기능이 있어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한 개 층에 한 개 유닛이 있는 럭셔리 아파트 계획이었다. 운전사, 가정부실이 따로 있는 초호화 주거건물. 열심히 공사가 되고 있다. 

나의 마지막 필리핀 프로젝트가 되었다. 새로운 것은 크게 없었고 지금까지 했던 여러 요소들을 잘 버무린 프로젝트였다.

SOM에서 나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공항프로젝트. 짧았지만 내게 많은 것을 준 프로젝트였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따로 슬라이드 자료를 만들어 인터뷰에서 발표했다. 약했던 국내프로젝트의 경험을 어느 정도 보충해 줄 수 있었다. 

이렇게 내 프로젝트들 소개는 마무리했고,

두 개의 슬라이드가 있는데 하나는 위 공항프로젝트를 집중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리써치 했던 것들을 보여준 슬라이드였다. 그것들도 올려보려 한다.


그래도 많은 인터뷰를 했다. 화상으로도 하고 직접 가서 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인터뷰가 즐거워졌던 것 같다. 내가 했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았고, 나의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 주는 인터뷰어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여기에 내가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새로운 직장을 다닌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이 직장을 선택하고 진행 중이던 다른 모든 회사에 이야기를 해서 중단시켰지만 한 곳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오늘도 화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마지막까지 되어도 도시도 옮겨야 해서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나를 오랜만에 흥분시킨 회사라.. 새로운 회사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계속 진행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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