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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Jan 06. 2023

사회가 바뀌길 기다리지 말자

창업한 아줌마의 창업 이야기

내가 창업에 대한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또는 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깨닫는 것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은 아직 평범한 주부들에게 자아실현이나 주체적인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핵심은 ‘평범한 주부들’이다.

그들은 주부라는 이름 속에 갇혀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잊고, 역할에 매몰되어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선진국 대한민국의 현실임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한국의 출생률이 전 세계 최하위인 이유는, 바로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아무리 고학력일지라도 주부라는 이름을 갖게 되면, 주변의 시선이 변한다.

남편과 똑같은 과정의 공부를 하고, 심지어 더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고 대학을 나오고 학위를 받아도, 아이를 낳는 순간 가장 큰 역할은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엄마라는 것에 묶여 버린다.

그러니 결혼도, 출산도 당연히 하고 싶지 않은 일인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평소 생리 전증후군으로 너무 고통스러운 날들을 살고 있는데, 이상하게 남편의 장기 출장과 생리일정이 맞으면, 고통스러운 생리 전증후군이 완화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분의 증상은 남편에게서 오는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결혼을 했냐고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이런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분에게도 아름다운 미래가 그려졌을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한 믿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지키고자 온몸에 고통이 느껴질 만큼의 스트레스를 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가정을 꾸린 자의 책임감인 것이다.     





여성들이 강해져야 사회는 진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들의 교육의 첫 번째는 부모이며, 부모 중 엄마의 직접적인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정에서의 엄마의 역할은 단순히 살림하는 주부가 아니라,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강인한 정신, 엄마의 객관적인 지식 전달, 엄마의 철학으로 이루어지는 아이들과의 대화야 말로 아이들이 험난한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는 최고의 백신임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의 유년기 교육을 엄마가 책임진다고 한다.

탈무드가 아니라, 엄마와의 대화를 통한 교육. 가장 쉬운 밥상머리 대화를 통한 가치관 형성 말이다. 


대한민국은 엄마는커녕 아빠도 대화의 문을 닫고, 아이들의 교육은 오로지 사교육에 맡겨 둔다. 아이들은 단순한 국영수 외에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현재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역할은 오래전 관습과 생활습관을 통해 얻어졌을 뿐이고, 이제는 사회가 변하고 있다.

이미 변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역할의 확장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변화를 모두가 함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 여성들의 투쟁의 반복 속에서 인구 축소와 국가 발전 저하 더 나아가 국가 부도를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을 알고도 여성들은 그저 사회가 변하기만을 기다리면 될까?

솔직히 말하면, 경험상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주어진 역할을 불평하지만, 정작 여성들이 그 역할에 만족이라는 별을 달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이들 커가는 거 보면서 사는 것에 별 다섯 개!! 

그리하여, 나는 무엇이었는지 잊고 이렇게 이번 생을 흘려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별 다섯 개!!    

 

시작은 상황이 그랬기에 잘 나가던 자신을 잠시 내려놓고 육아를 하지만, 현실은 진짜 자신의 모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고, 모두가 단체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이제 뭘 하겠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러다 용기를 내서, 나도 이제 나를 찾겠다며 창업을 하려는 분들의 80% 이상은

창업을 하더라도 안 되면 다시 살림이나 하지, 남편이 놀이터처럼 하나 차려주겠지, 그렇게 우아하게 멋있게 사는 모습을 상상한다.

어디 취직한다고 자아가 실현되는 것도 아니고,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나를 되찾는 것도 아닌데, 굳이 힘들게 남의 회사 들어가 굽실거릴 필요가 있을까? 그럴 바엔 내 것 하나 차려놓고 멋지게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며 남은 생을 살고 싶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모습이 바로 멋진 미래를 꿈꾸던 20대 여성의 20년 후의 모습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봐 온 우리의 젊은이들은 어디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이미 늦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늦었다기보다, 일어서야 할 때는 언제나 바로 지금, 바로 오늘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른다면, 시작점을 찾으려 하지 말고, 혼돈의 실타래를 끊어내면 된다. 그리고 끊어진 그 부분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나를 찾는 여정의 시작은 언제나 바로 그 지점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여성들은 생각보다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오래전 내 모습. 열정적이고 치열하던 그 시절의 나. 지금보다 멋진 엄마. 지금보다 능력 있는 배우자 등등.

그것의 답이 창업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그 방법을 찾는 빠른 길은 하루라도 빨리 정해졌다고 믿는 그 역할의 굴레를 끊어내고 나의 역할을 무엇으로 규정지을지 결정하는 일이다. 새롭게 설정된 내가 나아가고 싶은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선명하게 그려내는 일이다.     

현실을 부정하기보다,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진짜 나를 되찾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평범한 주부가 다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당연한 사회. 그것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 사회를 변화시키길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무섭다고 느끼는 사회 속으로 한 발 내놓는 용기를 내어 주었으면 한다. 

공포 영화를 보기 위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지만, 스리슬쩍 손가락 사이로 눈을 반짝이며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자그마한 용기라도 말이다.     


진짜 창업은 그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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