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디지털 시대의 사후 세계
나는 죽음의 신이 나를 방문할 것이란 점을 잘 안다. 내 몸도 할머니의 몸처럼 결국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와는 달리, 나는 수십 년에 걸친 온라인 활동의 잔재인 디지털 먼지 역시 남겨놓을 것이다. 기술을 혐오하면서 은둔자처럼 살아가지 않는 이상, 당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무한정한 기간 동안 허공을 떠다니게 될 당신의 그 디지털 먼지는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사후 세계/p.410]
내 관점은 나 자신의 개인적 환경과 경험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당신의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끝내면서 당신에게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열 가지 일반 원칙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원칙들을 디지털 시대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하나의 지침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고, 자신의 디지털 흔적들을 건설적으로 대하도록 돕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사색을 자극하는 촉매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사후 세계/p.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