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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Feb 11. 2024

믹스커피 향기로 전하는 마음

감사합니다~~

편지 가득 감사인사가 적혀 있다.


엄마와 같이 이모를 만나러 갔다.

2년 만에 가는 길..

엄마는 자주 이모를 만나러 가는 것 같았는데..

나는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가 볼 수가 없었다.

이번 겨울 중 몹시 추운  날이었지만 하늘은 맑고 햇빛도 좋은 날이었다.

아침 강아지 산책과 오후에도 스케줄이 있어서 다른 일정을 넣는 게 부담스럽지만

혼자 가는 엄마가 마음에 걸려서 같이 간다고 말하며

내심 나의 피곤한 하루를 예상했다.

그런데 갑자기 새벽에 강아지가 배가 아프다며 동생을 깨웠고 그 김에 둘이 산책을 다녀오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동생이 산책하는 경우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 일인데...

그래서 아침도 먹고 9시쯤 버스를 타러 나섰다.

엄마는 보온병에 커피를 정성껏 준비했다.

우리는 나에게 초행길이고 눈이 많이 온 다음이라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한 시간 정도 예상한 버스에서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

그래서인지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모가 계신 추모공원에는  햇빛이 가득 내리고 있었다.

'이모가 밖에 있어도 좋을 뻔했어.

그때는 밖은 비도 오고 날씨 영향을 받아서 안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엄마는 넓고 평화로운 듯 보이는 실외 공원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이모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보았는데 그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날씨가 추워서 아무도 안 왔나 봐'

엄마의 눈에는 벌써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도 이모 사진을 보자 울컥하고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갑자기 진하고 향긋한  믹스 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어느새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종이컵에 커피를 따르고 있었다.

엄마는 이모에게 '제사도 못 지내고 드릴 것도 없고 해서 좋아하는 커피 가지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따뜻한 커피가 식을 때쯤 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엄마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나는 오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엄마가 낮잠을 주무셨다고 했다.

그런데 꿈에 누군가 엄마에게 소포를 주었다고 했다.

소포에는 커다란 액자에 감사의 말이 가득 적혀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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