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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간교사가 AI에게 배워야 할 점

-AI는 그 어떤 순간에도 공손함을 잃지 않는다.(현재까지는)

by 김재희

가끔씩 내게 들이닥치는 생활지도를 처리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하아...이것만 똑 떼서 다른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처리해줬으면...)


정말로 그런 생각이 굴뚝같을 때가 있다.


나도 교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다 보니,


거듭된 학생들의 민원과 잘못된 행실과 푸닥거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반복되는 감정노동에서 훌쩍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여간 드는 게 아니다.


그러던 중, 업무를 위해 켠 AI플랫폼의 채팅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자니 내게 공손하게 답변을 늘어놓은 문장의 말미가 눈에 쏙 들어왔다.


내가 어떤 식으로 질문하든(물론 버릇없이 말한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다!)


AI녀석은 내가 설정한 대로 공손한 모드를 유지하면서 -합니다 체를 유지하며 꾸준히 말을 하고 있었다.


문득 나는 학생들이 터무니없는 말을 하더라도


그걸 차분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다 부드럽고 공손하게 받아주는 AI 생활 도우미 선생님이 있다면


그건 인간교사의 마음의 평화와 교실의 질서를 위해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러나 나와 비슷하게 인간의 모습을 한 AI선생님이 나와 한 교실에 있는 모습을 잠시 상상해보니,


흐음...


아무래도 난 아직 AI를(인간의 모습을 한) 온전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는 덜 된 듯 하다.


아무쪼록 나와 아이들의 소중한 공간을 AI에게 침범(?)당하지 않기 위해서 내게 필요한 건


AI가 지닌 무한한 인내심과 다정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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