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넘게 글 쓰는 것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심지어 일기 쓰는 것도 5월 결혼식 이후로 멈췄다.
'글을 한 번 다시 써봐야 하는데'라고 생각은 했지만 글을 쓰던 펜과 키보드를 놓았던 손이 다시 글을 쓰기 위해 돌아오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결혼식 준비로 바쁘고, 결혼식 끝나고 연락 돌린다고 바쁘고, 신혼집 가전가구 고민하느라 밀리고, 회사 일이 많아서 피곤해서 밀리고. 온갖 핑계들로 글을 쓰지 않았다.
역대급 날씨를 갱신하는 뜨거운 7~8월이 되어서야 주변이 조금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마음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조금 생겼다. 오늘이 되어서야 키보드를 두드려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다. 그동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방향을 정해보려고 하는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퍼뜩 든 생각이 있었다.
'내가 왜 이런 진지한 고민을 머리 아프게 하고 있지? 그냥 쓰면 되잖아?'
그동안에 내가 썼던 글들은 내 일상에서 겪은 일들을 통해 느낀 생각들을 담아내는 나의 생각정리통이었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내 일들을 돌아보고 나를 점검하는 자성의 도구로 쓰였었다. 누군가를 계몽하기 위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성공담을 통해 교훈을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닌데 너무 거창하게 글의 방향을 정하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 행동이 옮기지 못하는 나쁜 습관이 도진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짧게 시작해 본다. 앞으로 글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쓴 글들이 논픽션이었던 것처럼 갑자기 어떤 장르에 뜬금없이 도전할 수도 있고 평소랑 같을 수도 있다. 우당탕탕할 수 있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