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쓰고 싶었던 이유
꽤 어릴 때부터 글을 썼습니다. 학생 때는 편지를 많이 썼습니다. 일을 시작한 뒤에는 노션에 프로젝트 관리와 기술 소통을 위한 글을 썼습니다. 일기는 꾸준히 썼습니다. 주로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에서 비롯된 생각들을 썼습니다. 늘 많이 쓰는 편이었고, 잘 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언젠가, 여태 글들이 집 안에만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로 독자를 생각할 필요가 없는 글, 내가 다시 보기 위한 글이었으니까요. 아, 편지는 예외네요.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쓴 경험도 싸이월드 다이어리가 마지막이었지 싶습니다.
일기에만 끄적인 것들을 집 밖으로 꺼내려고 보니, 외출할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었습니다. 마치 잘 때 입던 옷들처럼요. 막상 누군가에게 보여줄 글이라고 생각하니,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난 글을 잘 쓰는 편이야' 생각이 방구석 환상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일기를 쓰는 것과, 공개적인 글을 쓰는 것은 정말 달랐습니다. 글감이 떠오르면 메모장에 휘리릭 써놓고, '언젠가 블로그에 써야겠다' 생각하며 혼자 만족하곤 했었습니다. '언젠가 공개할 글'의 상태로는 좋은 글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방구석 글과 독자가 있는 글 사이 간극을 경험하며 좌절스럽기도 했지만, 제 안에는 분명 훌륭한 콘텐츠가 있을 거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공개적인 글쓰기를 거쳐야만 이 원석이 깎이고 드러나 다른 누구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통해 글뿐 아니라 나의 생각도 다듬어질 것입니다.
요즘은 꾸밈없이 빛나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보이기 원하는 그 모습이 나 자신인 사람.
화려한 글보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
제가 쓰는 것들이 기쁨, 슬픔, 감동, 응원 어느 쪽으로든,
마음이 움직이는 글이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을지라도 글이 쌓여가면서 점점 그렇게 되길,
그리고 저 또한 독자의 마음을 보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