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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Dec 03. 2023

너의 흔적

[라라크루]금요문장공부

[오늘의 문장]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19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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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장]

 


지난밤에 네가 왔다갔나보다.

냉장고가 비었고

쓰레기통이 그득하다.


지나간 자리는

빈 봉지만 뒹굴

너는 가득 채운 입으로

끝없이 오물거렸겠지.


너의 움직임은

네가 먹은 음식들로만

알 수 있는 지금


다가갈 수 없는 너

사춘기가 만든 거리때문인가. 

이제는 냉장고 속  흔적으로만 

너를 알 수 있.


오늘도 안녕하길

냉장고에 음식을 채우

작은 소망도 담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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