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성장과 다음 여정을 향해
개발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대기업 계열사를 거쳐 외국계 기업까지, 나름 다사다난했던 이 시간을 미래의 내가 웃으며 되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해두고자 한다.
시작, 불안과 설렘 사이에서
2021년 12월, 강남의 한 작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출근 첫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좌불안석으로 앉아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직원은 고작 네 명. 일도, 대화도 없이 홀로 회사 문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당시 나는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에서 자취 중이었고, 출근길마다 수많은 유명 기업들의 간판을 보며 “언젠가는 저런 회사에 가야지”라 다짐했다. 귀엔 호미들의 ‘사이렌’이 흐르고 있었다.
이 회사에서 약 4개월간, PHP부터 React, Express.js, 크롤링, QA, 청소와 분리수거까지 온갖 일을 했다. 이해보다는 생존을 위한 학습과 야근의 연속이었다. 사수는 7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맡고 있었고, 질문조차 미안했다.
3개월쯤 되었을 때 대표님이 수습 통과와 연봉 인상을 알려주셨지만, 나는 이미 이직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한 달 후, 운 좋게 대기업 계열사 공채에 합격했다. 그때의 기분은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두 번째 회사, 환경이 만드는 성장
판교의 회사. 2차 면접을 보러 처음 판교에 갔을 때, 웅장한 건물들 사이에서 심박수는 하늘로 치솟았다. 사원증 없이는 출입도 어려운 건물, 수백 명의 직원들, 깔끔한 사무실. 처음 서울에 올라온 사람처럼 눈이 휘둥그레졌다.
2022년 5월, 두 번째 회사에 입사했다. MAC M1 최고 사양 장비와 웰컴키트, 20명의 동기들과 함께하는 OJT 교육. 이 회사의 문화는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금전적 여유는 곧 자기계발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나는 일하는 방식, 클린 코드, 성능, 보안, 아키텍처 등 깊이 있는 개발을 배웠고, 그 환경이 실력과 방향성을 얼마나 좌우하는지를 체감했다. 그리고 2023년 초, 높은 평가로 성과급과 함께 두 단계의 레벨업을 경험했다.
세 번째 회사, 더 넓은 세계로
그 시점에 두 가지 제안을 받았다. 하나는 외국계 회사, 하나는 스타트업 창립멤버. 스타트업은 매력적이었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냉정히 따졌고 결국 외국계 회사를 선택했다.
3개월간의 채용 과정을 거쳐, 2023년 5월부터 현재 회사에 입사했다. 거의 풀리모트 환경, 다양한 대기업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처음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이제는 DevOps 업무까지 맡고 있다.
덕분에 최근 승진도 했다. 지난 2년간 이 회사에서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경험하며 또 하나의 성장기를 보냈다.
이제는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
3년 전과 비교해 수입은 3배 이상 늘었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건 나의 내면이다. 여전히 불안은 있지만, 이전보다 단단해졌다. 이제는 ‘더’를 좇기보다는, ‘나다움’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제 AI 시대의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불확실하기에 오히려 더 기대된다. 몇 년 뒤 이 글을 읽을 나에게, 지금의 나는 오늘도 하나의 점을 찍으며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