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마저 권력에 기대는가?

by 소봉 이숙진


종교마저 권력에 기대는가(신문).jpg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통일교 게이트’ 사건은 단순한 금품수수 의혹을 넘어 우리 사회에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종교가 권력과 결탁할 때 그 신성한 이름은 어디까지 훼손될 수 있는가?


이번 사건은 통일교 인사들이 정치권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이 연루되었고, 전직 장관까지 입건되면서 경찰은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야권은 이를 ‘통일교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대통령과 여권 핵심까지 연루 의혹을 제기했고, 여권은 서둘러 사퇴를 수용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사건 본질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이 아니다. 종교와 권력의 위험한 밀착이 다시금 드러난 거다.

종교는 본래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고, 공동체의 도덕적 기반을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과의 거래 속에서 종교는 신앙의 순수성을 잃고, 권력은 종교의 신뢰를 이용해 자신을 정당화한다. 결국 피해자는 국민이다. 신앙을 가진 이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종교를 믿지 않는 이들은 종교 전체를 불신하게 된다. 종교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할 때 사회는 도덕적 기반을 잃는다.


가까이 지내는 지인 한 분은 평생 다니던 교회 목사로부터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뺏기고 거리로 나앉았다. 목사님은 무조건 법 없어도 사는 사람으로 알았던 순진한 필자에게는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재산만이 아니라 배신감 스트레스로 인하여 후두암이 발생하여 말을 못 하고 헉헉거리는 안타까운 모습이 짠하여 분노가 하늘을 찔렀었다. 이렇게 종교라는 것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도래하기도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과 종교의 결탁은 늘 사회적 혼란을 낳았다. 중세 교황권의 타락, 근대 이후 종교적 권위에 기대려는 정치 세력의 행태는 모두 같은 맥락이다. 이번 사건 역시 정치적 자금줄로 종교가 활용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종교가 권력에 기대는 순간, 그 종교는 더 이상 신앙의 이름으로 존중받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히 ‘한국 정치판의 이야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정치와 종교가 결탁할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도덕적 신뢰이며, 이는 지역 공동체의 삶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신앙은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견제하는 양심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종교가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자금과 영향력을 확대하게 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종교의 본질적 역할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행위다. 정치권 역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종교의 자금에 기대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권력은 종교의 신뢰를 빌려 자신을 정당화하고, 종교는 권력의 힘을 빌려 영향력을 확대한다. 그 결과 국민은 종교와 정치 모두에 대한 불신을 키워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품수수 의혹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위기이다.

‘통일교 게이트‘는 우리에게 묻는다. 종교마저 권력에 기대는가? 그렇다면, 종교는 더 이상 신앙의 이름으로 존중받을 수 없다. 정치권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종교계 역시 스스로 정체성을 되돌아봐야 한다. 권력에 기대는 종교는 결국 권력과 함께 무너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