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던진 질문, 나의 일상에 스며들다

-주토피아 2, (스크린 속 도시, 내 마음의 도시)-

by 소봉 이숙진


고향 친구들과 롯데 시네마에서 주토피아 2를 감상하게 되었다. 개봉 25일 만에 600만 관객 돌파라니 구미가 확 당긴다.

극장 안 불빛이 꺼지고 스크린이 열리자 나는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웠다. 디즈니의 가장 사랑스러운 콤비 주디(토끼)와 닉(여우)을 만났기 때문이다. 주디의 눈빛은 여전히 맑고 단단하다. 꼭 컬러렌즈를 낀 듯이 투명하게 빛났으며, 닉의 미소는 여전히 장난스러우면서도 따뜻했다. 닉같이 생긴 유형의 남자가 생각 나서 피식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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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함께 뛰어다니는 순간, 나는 다시 주토피아의 거리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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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새로운 사건을 품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존재가 부딪히고 때로는 오해하며 결국은 협력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은 단순히 동물들의 도시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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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음에 남는 건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였다. 주디의 끈기는 언제나 정의를 향했고, 닉의 재치는 그 길을 유연하게 만들었다. 미스터리한 뱀 ‘게리’가 나타난 순간 주토피아 도시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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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에 빠진 도시를 구하기 위해 주디와 닉이 잠입 수사에 나서고 상상 이상의 진실과 위협, 초특급 추적 어드벤처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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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캐릭터가 서로를 존중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내가 일상에서 종종 잊고 지내는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오늘 우리의 만남도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인하여, 약속 장소로 가서 한참을 찾아 헤대다 전화하니 모두 바로 롯데 시네마 매표소 앞으로 갔으니 그리 오라는 거다. 10분 전에 그리로 오라고 해놓고 먼저 가버리는 건 무슨 심보일까? 약속 시간 20분 전인데, 무슨 일일까. 조조 표를 샀나? 그렇다면 내가 크나큰 민폐인데 어쩔 거나? 다음부터는 약속 정보를 육하원칙에 의하여 자세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겠다. 온갖 불안한 생각을 하면서 빠른 걸음을 놓으니, 구스다운 패딩이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알고보니 조조표도 아니고 그냥 점심 먹고 커피 타임 후 천천히 본다는 거다. 그럼 왜?~~~~

갱년기를 모르고 지난 터라, 뒤늦게 갱년기가 오는지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땀으로 내의가 덤벙 젖어서 무척 당황했던 터다. 게다가 기다리지 않았다고 불같이 화를 냈던 까칠한 모습까지 민망하다. 주토피아를 보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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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온 뒤 겨울 공기가 차갑게 스며드는 거리에서 나는 잠시 멈춰 섰다. 스크린 속 도시와 내가 서 있는 도시가 겹쳐 보였다. 다양성이란 단어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선택해야 하는 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토피아 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지는 거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을 오래 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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