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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nodiit

사유하고 회의하는 인간

회의에 대한 회의, 그리고 확신

by 수케시오

왜 회의를 하는가? 회의는 필요한가?


회의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여러 명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각자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라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잘 되는 회사는 회의할 시간도 없다면서 말이다.

실제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회의가 많고, 명확한 목적 없이 관습처럼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

하지만 회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난 다른 관점에서 회의를 바라본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는 전제 아래, 회의는 인간의 자아실현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여긴다.

사람은 서사적인 관계를 통해 존재하고, 그 관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은 더 창의적이고 복잡한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유능감을 발견하고 증명하며 존재감을 확인한다.

사회적 존재의 궁극적 지향점은 자아실현이다.


회사 사무실, 공장, 카페, 길거리, 차 안, 식당, 종교 단체, 스포츠 센터등

모든 장소에는 각자의 서사가 존재한다. 우리 모두는 그 속에서 존재하며 유능감을 표출한다.


자아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회의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하나 되게 한다.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타인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구성된 조직을 성장시킨다.

인간의 오류를 줄이고, 탁월한 의사결정에 이르게 한다.


물론 회의가 선순환 기능과 정반대로 작동할 여지도 충분하다. 시간을 낭비하고, 상황을 악화시키고, 목표달성을 방해할 수도 있다.


결국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회의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사람에 의해 완성된다.


인간의 뇌는 SNS의 영향으로 깊이보다 즉시성을 추구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유의 회로는 단축되고, 인내의 신경망은 약해지며, 복잡한 문장을 해석하는 능력마저 둔해진다.

과학기술이 첨단화되고 문화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함께 사유하기를 꺼려지는 분위기가 확장된다고 본다. 그럴수록 어떤 모양으로라도 회의(모임)를 통해 사유가 깊어지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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