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active Fiction Web Version 1.0 론칭
코로나 상황의 어려움을 뚫고 <Table 5> 이 힘을 모아 작업한 B사감의 새로운 이야기가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 The New World]으로 완성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웹 퍼블리싱되었습니다! (2021.11.15)
[B사감: The New World] IF 버전은 현진건 작가의 서사에 종속된 여성 캐릭터 B사감을 보다 자유로운 선택과 판단이 허용된 세계에서 다시 만나, 새로운 감각과 상황에서 경험하려는 목적을 갖고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B사감으로 대변되는 1920년대 노처녀 캐릭터와 2020년대 4 비담론 (비 연애, 비결혼, 비 섹스, 비출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여성과의 교감과 상호 경험을 위한 디지털 인터랙티브 픽션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였습니다. 연구자 스스로 활용 가능한 표현 도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새로운 독자와 만나, 시대정신과 문화 감각에 부응하는 도전적 창작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창작을 통한 연구, 연구를 통한 창작 기회와 성장 발판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Table 5>는 2020년 팀 협업으로 창작한 다중 경로 스토리맵을 먼저 제작 개발하면서, 기술적으로 인터랙티브 픽션을 보편 창작 기술로 구현해 내기 위한 연구와 학습을 병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적 산출물은 최종 결과물 제작 이전인 2021년 여름, [B사감: The New World] 프로덕션 노트 (2021. 06, 출판본)로 출판되었습니다.
우리는 [B사감과 러브레터]에서 현진건 작가에 의해 창조된 중심인물과 주요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 서사 세계에 다시 배치함으로써 2021년의 독자들이 플레이어가 되어, 그들의 이상과 갈등을 반영한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한국 현대 문학의 고전, [B사감과 러브레터]를 단일 선형 서사(Uni linear Narratives)에서 해방시켜 디지털 인터랙티브 픽션으로 재창작한다는 것은 1920년대가 아닌, 현대의 여성 독자가 시대를 초월해 여성의 삶을 자유로운 상상의 지평 위에 재배치하는 전복을 경험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문제적 여성 캐릭터 B사감을 1) 액션, 2) SF, 3) GL 장르로 다시 구축한 다중 경로 서사 세계로 이주하는 실험을 전개하였습니다. 작품명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 The New World]은 오픈소스 계열의 Authoring SW Twine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의 디지털 제작 통계는 99,753 Characters, 21,969 Words, 184 Passages, 251 Links이며 아래는 최종 제작된 [B사감: The New World]의 Twine 스토리맵 이미지입니다.
우리는 3가지 경로의 장르 서사를 Interactive Fiction Model로 디자인하고, 전통적 서사 작법에 의존해 온 작가들에게는 생소한 디지털 저작 도구를 학습하는 워크숍을 거쳐, 문예 이론과 서사 기술(Narrative Technology)을 결합하는 창작 실험을 이어갔습니다. 오랜 시간 대중과 작가의 편견에 갇혀 단 하나의 작품에 박제되었던 여성 B사감을 자유롭고, 능동적인 캐릭터로 다시 세우기 위하여 리얼리티 소설 대신 더 큰 자유도의 상상과 허구적 설정이 가능한 장르 문학을 전략적으로 선택했습니다. 또 독자 스스로 B사감이 되어 자신의 가치관과 가능성을 융합한 선택을 이어가면서, 여성 캐릭터의 개성과 철학을 직접 구축하는 기회와 계기를 마련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현진건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를 다수 창작하여 주인공과 플레이어의 새로운 사고와 판단, 행동을 촉발하는 서사 무대를 갱신하고 기존 작품관에 얽매이지 않는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SF 경로의 외계인 이탁, GL 경로의 영희, Action 경로의 요스마 를 비롯해 한진권, 최 마리아, 난동꾼 남학생 등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인물이 다수 등장합니다. 그들은 B사감의 새로운 이야기 세계를 위해 창조되었으며 각각의 장르 서사 경로에서 B사감의 성장과 각성, 개방을 돕는 조력자이기도 하고 그녀를 더 큰 어려움과 갈등에 몰아넣는 문제적 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단지 사감 선생으로서 여학생들을 통제하는 역할에 한정되고, 인물의 관계도가 단선적인 원작과 [B사감: The New World]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발생하는 지점이지요. 새로운 인물들은 분명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들의 역할은 어느 한 가지로 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독자가 직접 B 사감이 되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서 그녀를 둘러싼 새로운 캐릭터들의 영향과 역할을 달라질 수 있습니다.
B사감은 요스마를 향해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B사감은 굳게 잡은 요스마의 손을 뿌리치고, 하얀 웨딩드레스 밑에서 총을 꺼낸다. 그런 B사감을 바라보는 요스마의 표정은 체념한 듯 차분하다. 그녀가 처음 총을 겨눈 사람은 총독부 철도국장 오무라다. 단 한치의 망설임 없이 총알은 그의 가슴에 박혔다. 아수라장이 된 결혼식장에서 그녀는 자신을 밀고한 한진권을 애타게 찾는다. 비겁하게 탁자에 몸을 숨긴 한진권. B사감은 쏜살같이 달려가 그를 죽인 후 요스마를 인질 삼는다. 피범벅이 된 웨딩드레스와 한 손에 든 권총을 든 신부. [B사감:The New World, 액션 경로 중에서]
"그래, 잘 알았다. 곤란한 질문이었을 텐데 답해줘서 고맙구나. 이만 가보도록 할게."
"선생님, 가지 마세요."
영희가 방을 떠나려는 B사감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손목을 잡는다. B사감이 망설이는 동안 영희는 문을 다시 닫는다. 모두가 잠든 시간, 기숙사는 적막하다. B사감에게 조용히 다가가는 영희. B사감의 뺨에 있는 솜털까지 보일 정도로 가까워진다. 귓볼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선을 가만히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살짝 쓸어본다. 그런 영희를 숨죽인 채 바라보고 있는 B사감. 영희는 문득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머리끈을 풀자 단정하게 틀어올린 B사감의 머리가 이내 검게 물결친다. 영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다 B사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B사감은 눈을 감는다.
[B사감:The New World, GL 경로 중에서]
"이 높은 하늘만큼 더욱 많은 세상이 있겠지. 드넓은 우주에서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 어떤 존재가 친구라 할 수 있는가… 생각이 참 많네."
"어려운 문제일수록 더욱 쉽게 접근해야지." B사감의 말은 생기가 넘친다.
"뜻이 통하는 이라면 친구라 생각하네. 함께 있으면 즐겁고 편하고. 가까이에 있든 멀리에 있든 서로를 응원하고 마음으로 함께 있어주는 이가 바로 친구지."
[B사감:The New World, SF 경로 중에서]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The New World] Version 1.0 에는 총 11개의 엔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엔딩의 수는 11개이지만, 엔딩을 구성하는 서사 경로는 이야기 블록의 조합 수만큼 다양하고, 독자는 플레이를 여러 번 반복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과 상황을 대면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인터랙티브 픽션 공유의 형식적, 구조적 특징이자 작품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낯섦의 유지' 전략에 해당합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진부해진 B사감과 그녀의 이야기를 오래도록 새롭고 낯설고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 <Table 5>가 인터랙티브 픽션을 선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어떤 엔딩이 준비되어 있는지는 론칭을 알리는 이 글에서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의 블록을 마주하고 스스로 B사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엔딩을 엮어내고, 만들어 보세요. 엔딩보다 중요한 이야기의 구성과 과정에 집중해 주세요. B사감의 새로운 세계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이곳엔 '저장(Save)' 기능이 없습니다. 당신이 플레이를 멈추면, 이야기가 사라집니다. 당신은 몇 번이고 플레이를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반복해 이어갈 수는 없습니다. 마치, 다시 태어나는 내세의 희망을 가질 수는 있어도 한번 시작된 인생을 중간에 끊었다 살 수는 없는 인간의 삶을 닮아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낯선 이야기 세계에서 당신과 B사감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엔딩은 처음의 목표에 부합할 수 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을 실망시킬 수도 있습니다. 당신과 B사감이 꿈꾸는 상황에 도달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너무 좌절하지는 마세요. 당신에겐 아직 많은 엔딩이 남아 있고, <Table 5>는 계속해서 B사감을 위한, B사감의 친구들을 위한 이야기를 보충해 만들어 나갈 테니까요.
당신이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Table5>가 설계한 B사감의 이야기는 아주 낯설겠지만, 그 시작은 아주 익숙할 것입니다. 우리는 현진건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그녀를 위한, 그녀를 향한 새로운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여학생들이 야심한 시각, 압수한 연애편지를 부여잡고 독백인 듯 사랑을 갈구하는 연기를 하는 B사감을 정신병에 걸린 측은함이나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로 인식하며 뒷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끝나는 바로 그 지점이죠.
바로 그 장면에 뒤이어, 여학생들이 자리를 떠난 뒤 B사감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면모와 상황이 있었음을 알리면서 The New World가 펼쳐집니다. 여학생들의 수군거림이 잠잠해 지자, 야음을 타고 기숙사를 나서는 B사감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그녀는 왜 그 늦은 시각 압수한 연애편지를 그토록 혼신을 다해 읽고 표현하고 있었을까요. 이 부분도 독자들의 호기심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용을 더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B사감의 비밀, 진짜 모습을 발견해 내기를 바랍니다.
한국에 많은 게임 작품들이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터랙티브 픽션 글로벌 커뮤니티에 한국어로 제작된 인디 인터랙티브 픽션 작품이 등재 기록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Table 5>는 한국어로 제작된, 인터랙티브 픽션과 스토리 디자이너, 작가의 존재를 글로벌 창작 커뮤니티에 알리는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는 The Interactive Fiction Database (https://ifdb.org)에 [B사감: The New World]를 등록, 공개하였습니다. (IFID: 2E066D23-D276-44C7-82CA-53941B8F5D6F) 우리의 소박한 부지런함을 계기로, 더 많은 한국어 기반의 인터랙티브 픽션 작품이 글로벌 창작 커뮤니티에 소개되고 영향력과 실험성을 인정받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긴 글을 접하다 보니, 글보다 빨리 [B사감: The New World]를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기를 바랍니다. 소개 영상 유튜브 링크 소개 글을 읽는 것보다 플레이를 직접 하는 것이 인터랙티브 픽션을 즐기는 핵심이죠. 작품의 핵심 내용을 미리 접하고 싶다면, 위의 소개 영상 유튜브 링크나 아래 동영상 파일을 클릭해 주세요. 6분가량의 안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품 플레이가 끝났다면, 잊지 말고 새로운 세계로 이주한 B사감에게 여러분의 느낌과 생각을 담은 메시지를 남겨 주세요. <Table 5>가 작품을 계속해서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B사감에게 메시지 남기기
Table5는 2019년 인문학협동조합 여성 서사 연구 소모임으로 시작하여, 이제 결성 3년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리아 난민을 소재로 한하는 한국 여중생의 우정 서사 [햇살 아래서]를 인터랙티브 픽션으로 , 엄마와 딸의 다양한 소통과 교감을 위한 [안녕이라 하기 전에]를 TRPG로 제작하였습니다. [B사감: The New World]는 우리의 세 번째 창작 실험의 결과물입니다. 이 작업에는 Table 5 정규 멤버 권보연, 김은정, 이은솔, 손진원이 스토리 디자이너로, 이서진이 비주얼 디자이너로 참여하였습니다. 그 외 게스트 멤버 이현학 님이 Twine 개발자로 프로젝트를 함께 해 주셨습니다. 참여 멤버 모두, 함께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창작물로 다시 전환하면서 한 뼘 더 성장하고 더 깊은 경험 속에서 사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권보연 Story Designer
겉과 속이 다른 못생긴 여자로 박제된 B사감. Table Five는 그녀가 누군가 옴짝달싹 못하게 짜 놓은 오해의 틀에 갇혀있었다는 상상을 전제로 B사감을 SF, 로맨스, 액션 스토리가 얽히고 나뉘는 더 자유로운 세계로 이주시키자 다짐했습니다. 낯선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건을 겪으면서 또 다른 선택 기회를 그녀에게 주자는 구상은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 The New World"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 즐거운 창작 실험을 Table Five 멤버들과 함께하면서 실험적 여성 서사에 대한 연구가 형식에 얽매인 논문이 아닌, 창작품이 되게 하자는 최초의 약속을 이어가게 된 것이 정말 기쁩니다. 작품의 중심에 여성 인물을 세우고, 그들을 응원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인데, 사실은 그녀들로부터 내가 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New World의 B사감은 특히, 통쾌하고 뻔뻔한 탈주 경험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지구에 살면서 어쩐지 아무도 몰라주는 마음과 생각에 어려웠던 친구들, 여러 이유로 지구에 체류 중인 진짜 외계인 친구들이라면, 이토록 매력적인 캐릭터 B사감이 지루한 러브레터를 100년 만에 끝내고 신나는 모험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우리와 함께 기뻐해 줄 것입니다.
김은정 Story Designer
지금까지 단선형 서사만을 기획, 창작, 비평해왔던 저로서는 선택형 다중 서사를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 작품에서 SF, GL, 액션이라는 세 가지 장르를 넘나드는 게 가능할까, 여기서 저기로 서사가 진행되면 너무 뜬금없지 않나, 갑자기 이 인물이 이 장면에서 등장하면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등 쓰는 내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세 가지 경로가 합쳐지고 작품이 완성되고 난 이후 저의 걱정은 단순히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상 B사감에게 주려고 했던 ‘선택’의 자유가, 작품이 완성되고 난 후 도리어 저에게 ‘창작’의 자유가 되었습니다. 이는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모아 통합적으로 이야기를 ‘엔조이’할 수 있는 지금 독자의 백과사전식 스토리 흡수 역량을 간과한 저의 오만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기승전결의 완벽한 틀에 짜인 이야기의 완결성이라는 족쇄에서 풀려나 하나의 서사적 공간 안에서 캐릭터와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장으로서 창작의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저희 Table Five와 함께 인터랙티브 픽션 "B사감: The New World"라는 놀이터에서 나만의 엔딩을 선택/상상해보며 한바탕 놀아볼 것을 권해봅니다. ‘나랑 같이 놀 사람, 여기 붙어라~’
손진원 Story Designer
2020년부터 기획하고 제작 과정을 담은 제작노트를 출판하면서 구체화된 “B사감: The New World”가 디지털로 출판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못생긴 외모에 학구적인 ‘척’ 안경을 쓴, 젊고 예쁜 여자들의 연애를 부러워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여겨지는, 깐깐한 이미지의 나이 든 여자…. B사감은 노처녀 히스테리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Table Five는 이러한 B사감에 대한 편견을 물리치고 1925년 식민지 조선이라는 시공간적 제약에 맞서서 ‘자기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사는 B사감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오랜 시간 준비했음에도 막상 B사감의 이야기를 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소하게는 B사감은 어떤 말투를 썼을지 구체적인 대사로 표현해내는 것부터,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전체 스토리라인의 구조까지…. 그러나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B사감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입체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B사감이 다른 분들에게 어떤 인물로 비칠 것인지 무척 기대됩니다. 함께 해 준 여러분, B사감에게 메시지를 꼭 남겨주세요!
이은솔 Story Designer
2020년 출간한 제작 노트에 이어 2021년에 드디어 "B사감 : The New World" 인터랙티브 스토리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네요! 분명 처음에는 나름 연구자적인(?) 의도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덕질이 되어버린 프로젝트였습니다. GL 창작에 앞서 사전 조사한답시고 온갖 GL 만화/웹소설을 섭렵한 것이 화근이었을까요? 아무튼 저에게 영감을 주신 모든 커플에게 이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 <세일러문>의 우라노스&넵튠, <정년이>의 정년&부용(제 최애컾은 영서&주란입니다), <타원을 그리는 법>의 영애&미연, 그리고 제 오랜 친구인 <유리 가면>의 마야&아유미 항상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창작하는 동안 내내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1930년대 조선의 공식 커플 지하련과 최정희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친구들 내 말 믿어, 이건 찐이야! 이 작업에 가장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보여주신 엄마, 아빠 그리고 작품에 저 이상으로 많은 기여를 해준 동생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서진 Visual Designer
이렇게 제작 후기까지 작성하고 있으니 굉장히 어색하고 수정을 무사히 잘 마치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작년부터 봐왔던 Table Five의 작업에 이렇게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고 앞서서 함께하게 해 주신 세 선생님과 언니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어렵기도 신나기도 한 작업이었습니다! 새롭게 쓰인 B사감과 여러 인물들을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즐겁게 고민하며 일러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약간 덕질하듯이 B사감의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말라서 도드라지는 광대와 우아한 턱, 고지식해 보이는 낮은 이마, 짙은 눈썹과 날카로운 듯 섬세한 눈, 도톰하지만 건조한 입술 그리고 하얗고 가는 목을 상상하며 열심히 그렸습니다. 이탁도 묘하게 수더분한 것 같으면서도 잘생김이 묻은 느낌을 살려가며 그리고자 노력했고, 영희가 사실 제 최애…굉장한 미인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요스마는 제대로 얼굴이 등장하는 씬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뭔가 미끈하게 잘생긴 남성을 상상했었어요.
이현학 TWINE Developer/Guest Member
Table Five의 "B사감 : The New World" 작업에 참여하게 되어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Twine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 작가분들께서 만들어 주신 스토리와 삽화, 사운드들이 어우러지고 플레이하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 과정이 달라져 정말 재미있고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이런 작품의 제작이 더 많아져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2022년에는 B사감 인터랙티브 픽션 웹 버전에 아직 수록되지 않은 또 다른 이야기 경로를 담아 상업 출판에 도전할 계획이에요. <Table 5>의 걸음은 처음보다 어렵고, 복잡하며, 흥미로울 것입니다. 우리는 더 새로운 방법과 표현을 찾아 ‘여성 서사’의 범주와 지금까지 한정되었던 서사적 바운더리를 확장시킬 예정입니다. 또한 현 삼사오오를 통해 지원받은 작품을 단순히 제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향유함은 물론, 참여하여 그들의 다성적인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싶습니다. [B사감: The New World] 상업 출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도전적인 출판사의 다양한 제안과 협업을 환영합니다.
작업 참여
스토리 디자이너: 권보연, 김은정, 이은솔, 손진원
비주얼 디자이너: 이서진
트와인 개발: 이현학
론칭 글
Table 5 멤버들을 대신하여 권보연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