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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Jun 24. 2023

나를 뽐내봐, 국제학교의 어셈블리 무대

우리 아이들이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생각한, 일반 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아이들이 무대에 오를 기회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한국 공립초등학교를 6년 동안 다니면서 무대에 올라 전교생 앞에서 나를 드러내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큰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때? 이때도 물론 상장만 받는 수준이다.

전교회장이 되어서?

수학여행 장기자랑? 이것도 같은 학년 친구들 앞에서만 하는 것이다.


내 지난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리고 요즘 초등학교를 보더라도 그 기회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반면에 국제학교에서는 무대에 올라 전교생 앞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하는 순간, 그리고 기회가 참 많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소통하는 어셈블리 Assembly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에서는 학년마다 보통 매주 2번의 Assembly 에 참여하게 된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각각 고학년에 해당하는 Key Stage 2 (Year 3 ~ Year6) 어셈블리, 저학년인 Key Stage 1 (Year 1 & Year 2) 어셈블리에 참여하고, 매주 금요일 마지막 시간에는 Year 1 ~ Year 12 까지 전교생이 다같이 모여서 하는 whole school assembly 가 진행된다.


Assembly 시간에는 매주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루는데, 학업 성적이 우수하거나 어떤 대회 등에서 상을 받은 친구를 소개하기도 하고 학교의 주요 행사나 공지사항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지구, 환경" 등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단다. 이럴때는 선생님들이 앞으로 나와 무언가를 소개하거나 보여주기도 하고 일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준비한 내용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작고 재밌는 퀴즈 등의 이벤트가 주로 진행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지난 주에는 "Risk" 를 주제로 어셈블리를 진행하였는데 (참고로, 어셈블리는 교장 선생님이나 각 학년 그룹 리더 선생님이 진행을 한다.) 랜덤으로 부른 선생님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 본인의 Risk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작은 게임을 진행했는데 풍선을 터지지 않을만큼 가장 크게 부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선생님이 풍선을 부르는 동안 아이들은 "more! more!"을 신나게 외쳤고, 너무 크게 부르다가 풍선이 터지는 경우도 있었고, 또 무서워서 조금만 부르느라 풍선을 기대보다 작게 부른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특정 주제로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어셈블리는 학교 전체가 단합하고 즐기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다양한 학년의 선생님과 친구와 형, 누나, 동생을 알게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나를 뽐내봐, 어셈블리

그리고 각 학년의 아이들은 일년에 한 번 Year Assembly 를 갖는다. 배운 내용을 주제로 무대를 준비하고 전교생과 학부모들 앞에서 이를 발표하는 시간이다.

Year 1 인 아이는 term2 에서 배웠던 "곤충"을 주제로, 그리고 Year 3 아이는 term3 에서 배웠던 "지구"를 주제로 무대를 꾸며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각 학년의 아이들이 많지만 한 명씩 짧게라도 마이크를 쥐고 본인의 대사를 말하고, 다함께 노래하며 춤추는걸로 어셈블리는 구성된다.

어셈블리 전 날 긴장되고 떨린다고 말했던 아이들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전교생 앞에서 본인이 준비한 걸 보여줬고 그 짧은 순간만으로 엄청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껴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방과 후 활동인 CCA에 참여하는데, 한 term 동안 방과 후에서 배운 걸 assembly 시간에 발표하기도 한다. 우리 첫째 아이는 street dance CCA 를 들었었는데 어제 어셈블리 시간에 배운 춤을 공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렇게 소소하게 아이는 계속 사람들 앞에서 본인을 뽐내는 기회를 갖는다. 처음에 100만큼 떨렸다면 그 기회가 반복되면서 아이의 긴장감은 내려가고, 대신 설렘과 기대, 그리고 자신감은 점차 차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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