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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포도와 레드 와인, 그 사이의 결정적 차이

와인이 되기 위한 시간, 노력, 기다림

by 보나스토리


레드 포도가 그려내는 다양한 와인의 색채

와인의 색, 향, 맛은 모두 포도의 품종, 재배 환경, 그리고 양조 방식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레드 포도가 반드시 붉은 와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와인의 세계가 얼마나 다채롭고 깊은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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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포도의 특징과 역할

레드 포도는 주로 레드 와인(적포도주)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레드 와인의 풍부한 색과 강렬한 타닌은 포도 껍질에서 추출됩니다. 껍질에는 타닌과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발효 과정에서 와인에 고유의 색과 질감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레드 포도의 껍질이 레드 와인의 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레드 포도의 과즙은 투명하거나 옅은 색을 띠며, 와인의 색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레드 포도가 와인의 색을 좌우하는 핵심은 껍질과의 접촉 여부입니다.


레드 포도가 화이트 와인이 될 때

와인의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레드 포도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와인은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프랑스어로 "검은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라는 뜻을 가진 이 와인은 주로 샴페인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블랑 드 누아의 생산 과정은 레드 포도의 껍질과 과즙의 접촉 시간을 최소화하여, 껍질에서 색소가 추출되지 않도록 양조합니다.

사용 품종은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입니다.

결과는 맑고 투명한 색을 가진 와인이 탄생하며, 레드 포도의 섬세한 향과 구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블랑 드 누아의 특징은 일반 화이트 와인보다 풍부한 바디와 깊은 맛을 가지며, 특히 고급 스파클링 와인으로 사랑받습니다.

DASDAS.jpg Charles Collin Blanc de Noirs - Brut | Charles Collin Blanc … | Flickr


레드 포도가 로제 와인이 될 때

레드 포도는 로제 와인에도 사용됩니다. 로제 와인은 짧은 시간 동안 포도 껍질과 과즙을 접촉시켜 색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생산 방식은 직접 압착 방식과 사니에 방식(Saignée), 블렌딩 방식이 있습니다.

직접 압착 방식은 포도를 압착한 후 껍질과의 접촉 시간을 짧게 가져가며, 옅은 색을 얻습니다.

사니에 방식(Saignée)은 레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압착된 포도즙 일부를 빼내어 로제 와인을 만듭니다.

블렌딩은 화이트 와인에 약간의 레드 와인을 섞어 색을 냅니다(유럽에서는 대부분 금지).

로제 와인의 특징은 레드 와인의 복합성과 화이트 와인의 산미를 동시에 지니며, 다양한 음식과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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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과의 접촉이 없는 레드 포도 와인의 사례

화이트 진판델(White Zinfandel)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독특한 스타일로, 붉은 진판델 포도로 만들어지지만 껍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가벼운 핑크빛과 달콤한 맛을 지닙니다.

프로방스 로제(Provence Rosé)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로제 와인은 그 색이 옅고 투명하며, 주로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같은 붉은 품종으로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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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포도가 붉은 와인이 되지 않는 이유

레드 포도가 반드시 붉은 와인이 되지 않는 이유는 와인을 양조하는 방식과 의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와인의 색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발효 방식

껍질과 과즙의 접촉 시간이 와인의 색을 좌우합니다. 레드 와인은 껍질과 함께 발효하지만,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양조자의 의도

양조자는 특정한 맛, 향, 색을 목표로 와인을 설계합니다. 레드 포도로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만드는 것도 이러한 창의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소비자 취향

특정 지역이나 문화권에서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레드 포도를 사용해도 이러한 스타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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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포도가 붉은 와인으로 만들어지지 않을 때도 그 과정은 흥미롭고 창의적입니다. 이는 와인이 단순히 포도의 결과물이 아니라, 양조자의 상상력과 기술, 그리고 소비자의 기호가 결합된 작품임을 보여줍니다. "레드 포도가 모두 붉은 와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와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이 글은 조동천 저 『또 한 잔의 와인, 또 한 편의 이야기』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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