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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Dec 06. 2023

모네에 퐁당 빠진 아이들

그날, 옷 더러워질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에 빠진 날!


모네 인사이드 전 마지막날

부랴부랴 친구네와 함께 전시를 보러 다녀왔다.

모네의 작품을 사방에서 느낄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평소 모네의 작품은 유명한 작품들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모네의 다른 작품들을 보니 머리가 아득해질 정도로 예쁜 작품들이 너무 많았다.

바닥과 벽에 한껏 흩뿌려진 모네의 색깔들은

우리를 폭 빠져들게 만들었다.


공간이 방처럼 되어있어

한자리에 앉아 영상과 그림을 시청하고

소리로 듣는 형태여서

아직 6살인 탱글이에게는

가만히 앉아있는 일이 어려웠는지.

그는 드러눕고 말았다. 그것도 큰 대(大) 자로!!!


* 사진은 촬영가능 시점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


분명 입장하면서 조용히 감상해야 한다고 했고,

앉아서 봐야 한다고 했고.

탱글이에겐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을 터라

데려가면서부터 마음의 준비를 좀 했어야 했는데.

역시나! 그에겐 10분 이상 쉽지 않았다.

마이쭈와 사탕도 소용없었다.


처음은 내 무릎에 앉아서 얌전히 관람하는가

싶더니, 그 전시장 안에서 최연소였던 그는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떠다니는 물고기를 애기고양이처럼

기어 다니며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속삭이는 소리마저도 아직은 음조절이 안되다 보니 조용한 순간에 꼭 속삭이고 해서 난감했는데,

주변 관람객들한테 너무 민망한 나머지

탱글이를 말리기 바빴다.


그다음으론 기어 다니기.

그날 같이 전시를 본 분들이 탱글이가

어수선하게 다니는 탓에

관람에 방해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되돌아보니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붙잡아도 잠시. 또 도망치고.

나까지 움직였다가는 크게 방해가 될 것 같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혹여 함께 관람하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뒤늦게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ㅠㅠ)


그렇게 관람시간이 끝나고 나면 촬영도 가능하고

움직이는 영상들을 돌아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때 아이들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온전히 전시를 즐긴 누나들도 탱글이도

흐르는 연못과 노을 지는 하늘,

초록초록 예쁜 들판들을

그 시간만큼은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꽃밭에서 누워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으악!!!!!!" 했을 일인데,

왠지 참아주고 싶었다.

언제 저렇게 모네그림 속에서 누워볼 수 있을까?

그마저도 아직은 어린아이들이니 가능하지.

나는 못해볼 그런, 어딘가 말리고 싶지만 멋진 경험.


잠깐이지만 온몸으로 그 그림, 빛, 색깔을 즐겼기를!

설명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은 모네가 존경스러웠던 하루.




모네를 너무 따라 그리고 싶어 져서

모작을 해봤는데. 볼수록 그릴수록

그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신비하고 예쁜 색깔이다.

모네… 너무 좋다.


Water Lilies, 1903년작을 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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