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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Apr 22. 2019

4화. 좋은 건 모르겠고,
그냥 위안이 돼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가방에서 바인더를 꺼내 주간 계획표를 펼친다. 필통에서 가장 좋아하는 펜을 꺼내 시간을 점검한다. 주말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싶었는데 푹 쉬기만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이번 주는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바스락모임에서는 한 주간 있었던 일을 피드백하는 것으로 모임을 시작한다. 지난 모임에서 세운 목표를 지켰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하고, 만약 지키지 못했다면 목표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어떤 것이었는지 돌아본다. 주간 목표는 꼭 대단한 목표가 아니어도 된다. 다만 회사 또는 모임 등에서 '어차피 해야 할 것'은 지양한다. (e.g. 이번 주 금요일 마감인 보고서 제출하기)


디지털은 편리하고 아날로그는 편안하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

누구나 처음 계획할 땐 '높은 목표'만 세우다가 처절하게 실패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때 처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낀다. 독서 목표를 세울 때 1년에 적어도 50권은 읽어야 하지 않겠냐며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현실은 매주 1권씩 꾸준히 읽기도 어렵다. 지금 당장 '높은 목표'보다 중요한 건 목표를 '통제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목표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분야의 목표에 강하고 취약한지 파악한다. 독서가 핵심 습관이 된 사람들은 어디서나 시간이 날 때마다 책 읽을 기회를 엿본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핑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취약 습관인 사람들은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짧게는 몇 주 뒤, 길게는 몇 개월 뒤에나 '독서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독서뿐일까. 운동, 글쓰기, 기상, 일기 모든 습관에 동일하다.


1년에 50권 읽으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이 목표는 30~40권 읽는 사람이 도전하는 목표지, 한 해에 20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지금 위치에서 현실 가능한 목표인지부터 점검하자. 의지가 강력해도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면 의지는 서서히 꺾이기 마련이다. 일단 환경을 조성되어야만 의지가 제대로 활용된다.


'핵심습관'을 통해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취약 습관'을 쌓는다.

주간 키워드는 노션을 통해 관리한다.

연초에 핵심습관(글쓰기, 독서)을 배치해 '작은 성공'의 경험을 쌓는다. 그 경험을 토대로 2월부터는 취약습관(운동)에 도전했다. 혼자 하면 꾸준히 못할 걸 알기에 '매일 스쿼트 100개'는 매일습관 프로젝트 단톡방을 통해 계속 인증했다.


취약습관인 운동(매일 스쿼트 100개)을 꾸준히 하고 있다.


스쿼트는 매일 인증한 덕분에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 경험을 토대로 10주 차에 '러닝 2회' 목표를 세웠지만 바로 실패했다. 그 목표는 날씨변수(미세먼지) + 취약습관(운동, 기상)의 복합체였다.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차근차근 쌓아가며 다시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16주 차에는 드디어 러닝 1회를 성공했다. (나에겐 연간 독서 50권보다 매주 러닝 2회가 더 어려운 습관이다.)


핵심습관은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

오늘의 문장(가로)

독서는 내게 있어서 강력한 핵심 습관이다. 책을 읽고 나서 좋은 문장은 워크플로위를 통해 기록한다. 글감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도 한다. 책을 읽고 매일마다 '오늘의 문장'을 뽑아 매일습관 프로젝트 단톡방에 공유한다. 스쿼트 100개를 마치고 나서 노트북 앞에 앉아 문장과 잘 어울리는 사진을 뽑는다. 그리고 적절히 배치하고 매일습관(스쿼트, 오늘의 문장)을 인증한다. 


오늘의 문장(세로)

'오늘의 문장'은 굳이 인증하지 않아도 습관이지만 함께 습관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읽고 있는 책이나 읽었던 책에서 문장을 선별한다.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다 보니 오히려 독서할 때 "오늘은 무슨 문장골라볼까?" 신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직접 써야만 느낄 수 있는 '위안감'

바인더 쓰는 습관은 처음 몇 년간 시행착오가 많았다. 어떤 날에는 "이렇게 적을 시간에 책이라도 한 페이지 읽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날에는"좋은 디지털 도구들이 많은데 바인더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이렇게 '의미'를 찾을 때면 유독 여백이 많았다. 

8년째 바인더를 쓰고 있으니 주변에서 종종 묻는다. 

"바인더 쓰면 뭐가 좋아요?"

"좋은 건 모르겠고 그냥 위안이 돼요" 


예전 같았다면 '한 주가 한눈에 보여요', '시간관리를 잘할 수 있어요', '생산성이 증대돼요' 등의 장점을 나열했지만 이제는 '위안'이라는 단어에 집중해서 대답한다. 어떤 날에는 너무 게을러서 더 이상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고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날에는 "시간을 놀기만 하면서 보내지는 않았구나"며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위안이라는 심리적 효과를 찾게 되니 더 이상 의미도 찾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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